《미라클 메디컬 센터》

EP.13– “우리 병원, 괜찮은 거죠…?”

by 이다연


간호사 스테이션 / 아침


서이나,

출근하자마자 자기 근무표를 확인한다.
그런데— 목요일 ‘대기’라는 생소한 단어가 적혀 있다.

서이나 눈을 가늘게 뜨며 들여다보는데,

“이거… 약간… 불길한 냄새.”

그 순간, 옆자리 혜진 선배가 다가온다.

“요즘 예산 조정 중이래.
다들 하루씩 근무 줄였대.”
“줄였다고요?
아니요, 잘라낸 거죠!
스케줄표가,,
제 인생에서 줄 바꿈을 했어요!”


병원 회의실 – 밤

원장님은 두통약을 머리맡에 두고 서류를 넘긴다.
환자 수, 보험 처리율, 기부금 신청서…
모두 ‘부족’, ‘지연’, ‘미승인’ 도장 투성이.

간호부장과 마취과장이 작게 말다툼을 한다.

“수술건 줄이라고요?
수당도 안 주면서?”
“지금은 수익보다 생존이에요,
제발…”

서이나는 복도를 지나가다

원장님과 마주친다.

“원장님,
요즘 회의실 야근 많이 하시더라고요.
침대 하나 놔드릴까요?”
“그러다 정말 입원하겠어요,
서이나 간호사님.ㅎㅎ”
“우리 병원...
괜찮은 거죠…원장님?”

원장님은 웃지도, 대답하지도 못한 채 돌아선다.
그 뒷모습이 작고 외로워 보인다.


원장님과의 짧은 대화를 마친 서이나가
한숨 돌리려던 찰나에

“삐-삐-삐-!!"

복도 끝 응급센터 쪽에서
비상 호출 벨이 울려 퍼진다!


응급센터 – 긴박한 분위기


스트레쳐에 실려 온 산모 한 명,
양수가 터진 상태로 진통이 심해지고 있다.

레지던트 2년 차 (허둥지둥)

“보호자 없어요!
동의서도 없고,
산모 정보도 불명입니다!”

산모 (헐떡이며)

“… 제발,
애만… 애만 살려줘요…”

서이나 (단호하게 소매를 걷으며)

“보호자는 우리가 됩시다.
아이도, 엄마도,
우리 병원 이름 걸고—지켜야죠.”

간호사들은 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이고,
산모의 손을 서이나가 꼭 붙잡는다.


분만실 앞 – 몇 분 후


긴박한 준비 속에—

서이나가 다급히 돌아보며 말한다.

“동의서 받으러 1층 나갔던 레지던트 어디 갔어요!?”

그때— 분만실 문이 드르륵 열리며,

익숙한 실루엣이 들어선다.

윤제하 선생님?

그런데—그의 가운 위엔 붉은 노조 띠가 묶여 있다.

“동의서 서명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윤… 선생님?”
“응급 수술 권한,
제가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지금부터 ‘노조 대표’ 자격으로 발언합니다.”
“우와… 멋지긴 한데,
살짝 무섭네요?”

윤제하가 익살스럽게 웃는다.

“무서운 건 회계팀이죠.
저흰 마음이 따뜻한 노동 자니까요.”


분만실 – 산모 진료 시작


윤제하가 침착하게 상황을 지휘하고,
서이나는 곁에서 꼼꼼하게 움직인다.

윤제하 (속삭이듯)

“이나 간호사님, 혹시…
그 ‘감정의 단서’ 같은 거,
지금도 보이나요?”

서이나 (작게 웃으며)

“그럼요. 지금은…
노조 띠에 감정이 가득 묻어있어요.”

윤제하 (미소 지으며)

“반으로 나눠줄까요?”
“감정은요—
나눌수록 커지잖아요.
그 게..,
우리 병원 전 직원한테도 어울릴 것 같은걸요.”


분만실 – 몇 분 후


갑작스레 상황이 고조된다.
의료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윤제하와 서이나는 눈빛을 교환한다.

레지던트 (당황하며)

“선생님, 태아 심박이...
하나가 아닌 것 같은데요!?”

윤제하 (초음파를 보며)

“…둘도 아니고…
셋! 세 쌍둥이입니다!”


서이나 (깜짝 놀라며)

“진짜요? 아니,
갑자기 1+1+1 행사라도 열렸어요?!”

윤제하 (당황한 듯 웃으며)

“분만 준비,
자...곱빼기로 갑시다!”

분만실 안이 후끈 달아오른다.
간호사도 뛰어들고, 인큐베이터가 세 대나 준비된다.


몇 시간 후 – 새벽 3시 12분

“응애——!”

첫째 아기가 태어난다.


3시 15분

“응… 애!!!”

둘째가 힘차게 따라온다.


그리고… 3시 19분
조용하다. 의료진들의 이마에 땀이 맺힌다.

서이나, 산모 곁에서 손을 꼭 잡으며 웃는다.

“셋째, 눈치가 좀 있네요.
형, 누나 먼저 보내고—
스타처럼 나올 준비 중인가 봐요.”

그때—

“영애애애애애——!!”


마지막으로, 셋째의 울음이 분만실 가득 울려 퍼진다.


간호사실 – 아침 무렵


서이나는 새벽부터 이어진 분만으로 피곤하지만, 입꼬리가 내려갈 줄 모른다.
복숭아 도넛 반쪽을 입에 넣으며, 수첩에 조용히 낙서를 남긴다.


✿ 오늘의 감정 기록 ✿
“세 쌍둥이 = 감정 삼중폭격!”

“아기들 이름은...
복희, 숭희, 아희 어때요?”
(도넛 먹으며 떠오른 듯)

그 순간, 간호사실 문이 열리며
윤제하가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이나 간호사님,
세 쌍둥이 엄마가 이름 고민 중인데…
방금 뭐라고 하셨죠?”

서이나 (허둥지둥) 눈빛을 피하며

“아, 아뇨! 그냥… 배고파서,
복숭아 도넛 얘기했어요!”

둘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린다.



[다음 이야기 예고]


EP.13. “우리 병원, 괜찮은 거죠…?”


“병원이든 마음이든,
지킬 수 있다면…
간호해 볼게요.”


진짜 간호사의 성장기,

EP.14 <복도 끝 작은 희망>에서 계속됩니다.

다음 주 목요일,

서이나와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