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와 김지민 : 중년의 프러포즈

각자의 인생을 기억하고 지켜줄 때

by 누리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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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지 않던 <미운 우리 새끼>를 다시 한번 시청했다.


바로 저번주 <김승수와 양정아 : 중년의 사랑 고백 편>에서 밝혔다시피 내가 유독 좋아하는 예능인이 나올 때만 해당 프로그램을 보곤 한다. 그중에서도 김준호는 항상 내 관심과 시선을 사로잡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예능인이다. 그의 진실된 모습과 유쾌한 매력은 시청자인 나를 그의 방송으로 이끈다. 근데 사실 김지민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은 *<조선의 사랑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방영시간이나 날짜 등 모종의 이유들을 고려한 탓인지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러한 콘텐츠를 찍은 것 같았다.


*<조선의 사랑꾼> : 과거 <불타는 청춘>과 <골 때리는 그녀들> 前 PD가 TV조선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하나같이 다 내 취향이었다.


프러포즈라 함은 결혼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결혼을 제안하기보다는 평생을 함께 하기 위해 이제 새로운 삶의 단계로 같이 나아가자는 것을 약속하기 위함이다. 연인 관계에서 부부 관계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이 편은 김승수와 양정아 편과는 달리 가볍게 시작한다. 아니 건강검진은 무거운 거다. 아무래도 술과 담배를 방송에 오픈한 김준호는 꽤나 걱정이 됐을 것이다. 여자친구이자 예비신부인 김지민은 더욱 걱정하겠지만 말이다. 그 와중에 김지민이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자 "학연, 지연, 흡연"이라며 담배를 합리화(?)시키려는 모습이 김준호이기 때문에 약 오르면서도 귀여 보였다.


의사분의 소견을 듣는 시간이 다가왔다. 사실 왜 쓸데없이 건강검진 얘기가 나오냐 하면 이게 또 프러포즈할 때 활용되기 때문이다.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말씀에 김준호는 연초와 전자담배를 굳이 나누며 연초만 끊겠다고 하자 의사분은 단호하게 둘 다 끊으라고 하신다. 그렇게 몸관리를 한다면 남성호르몬과 정자 활동성이 2배로 증가한다며 동기를 부여해 주신다.


방을 나온 둘은 앞으로를 걱정하고, 대화를 나누던 중에 김지민은 결혼의 조건은 '금연'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또다시 '연초'를 끊으면 되냐는 김준호이다. 이때까진 방송이자 장난이겠거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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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앞에서 이상민과 만난 김준호의 모습에는 긴장과 기대, 그리고 걱정이 엿보였다. 프러포즈가 각본에 의한 것인지, 혹은 김지민이 미리 알고 있었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어차피 예능이란 게 완벽한 연출과 자연스러운 리얼리티 사이 어딘가에 있기 마련이다. 내 생각엔 이번 프러포즈는 후자에 가까워 보였는데, 방송이란 건 알았더라도 프러포즈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프러포즈 장면은 단연 영화 <러브액츄얼리>를 떠올리게 했다. 나처럼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같은 생각을 했을 거라 확신한다. 나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러포즈에 있어 교과서에 가까운 영화로 사람들 인식에 자리잡지 않았나 싶다.


이상민과 리허설하는 장면은 다소 어설펐지만, 김준호가 김지민을 어떻게든 감동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걸 도와주는 이상민도 그의 진정성에 감화한 건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열심히 도와주는 모습이 보였다.


유튜브 방송이라 생각하고 도착한 김지민은 꿈에도 모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막상 프러포즈가 시작하자 생각보다 크게 놀란 눈치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평소 김준호가 이벤트를 잘해줬다는 걸 짐작케 하는 능숙한 반응이랄까? 꽤 침착했는 데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을 때는 열림버튼을 누르는 센스와 배려까지 돋보였다.


그들의 프러포즈는 나이를 초월한 순수한 설렘을 보여주었다. 흔히 40대, 50대의 프러포즈라고 하면 다소 평범하고 크게 화려하지 않은 무덤덤한 장면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김준호와 김지민의 모습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마치 스무 살의 첫사랑처럼 반짝이는 설렘이 가득했고, 손짓 하나 말투 하나에도 여전히 연인 같은 풋풋함이 묻어났다.


마지막으로 옥상에 가서 서로의 과거와 추억을 회상하는 사진이 나오는 걸 봤을 땐 김준호가 정말 신경 썼다는 게 더욱 눈에 띄었다. 서로 사랑해 왔던 시간뿐 아니라 커플이 되기 전 각자가 보내왔던 인생까지 기억하고 지켜주겠다는 마음이 보였다. 김지민이 프러포즈를 안 받을 수가 없겠다 싶었다. 사실 중간에 담배가 아니라 연초만 끊는다고 했던 게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물론 너무 급하게 끊으면 요요처럼 돌아오기 마련이니 천천히 기다려줘야겠지만 말이다. 김지민도 그 말까지 하기에는 김준호의 프러포즈를 망치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들의 모습은 사랑에는 나이가 무색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깊어진 만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설렘과 떨림은 오히려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듯했다. 마치 오래된 와인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진 그들의 사랑은, 보는 이들에게도 나름의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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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저번 <미운 우리 새끼-김승수와 양정아>와 대입해 봤을 때 중년의 사랑은 단순히 설렘이나 감정적 연결을 넘어 삶의 경험과 현실적 고민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김승수와 양정아, 그리고 김준호와 김지민. 이들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중년의 사랑을 보여주었다. 결혼을 경험한 중년 여성으로서 양정아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들을 깊이 고려하는 듯 보였다. 그녀가 보여준 태도는 인지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나타냈으며, 겪어온 다양한 경험을 통해 관계의 가능성과 한계를 직시하며 신중하게 판단하는 모습이었다. 김승수와 양정아의 사례는 이혼이라는 상처와 삶의 무게를 경험한 이들이 새로운 사랑을 마주할 때 얼마나 조심스러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과거의 실패를 통해 배운 교훈으로, 새로운 관계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심리적 방어기제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김준호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감정적이었으며, 사랑을 통해 안정과 행복을 찾으려는 순수한 태도가 돋보였다. 김준호 역시 이혼했던 남성이었지만, 강하게 느끼는 감정적 욕구와, 관계를 통해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렇게 그들의 프러포즈는 현실적인 고민보다는 순수한 사랑과 설렘의 감정이 전면에 드러났다.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관계는 마치 청춘의 사랑처럼 생동감 넘치고 기쁨이 가득했다. 이는 진정한 사랑에는 나이가 무색하다는 것을 방증했다.


이 두 커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단, 각자가 고민하는 지점이 다르고, 결혼이라는 선택 앞에서 어떤 감정이 우선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두 커플의 이야기는 사랑이 단순히 나이나 환경, 혹은 과거의 경험은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언제든지 어떻게든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준호와 김지민 커플과는 달리 김승수와 양정아의 감정은 중년의 사랑이 가진 신중함과 깊이를 통해 관계의 다름과 고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으니 말이다. 비록 그들이 커플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중년의 사랑을 넘어 그 관계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디. 그리고, 김준호와 김지민은 나이와 상관없이 사랑이 여전히 설레고 특별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미지 출처 : AI 생성 이미지 및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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