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멈춰도 전략은 계속 된다, 똑똑한 선수가 이기는 이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천외천(天外天)이라는 무협에서 자주 쓰는 고사처럼, 모든 영역에는 늘 상상 너머의 경지에 이르는 이들이 존재한다. 특히 승부의 세계인 프로 스포츠에서는 이 '차이'가 그저 우열이 아닌 압도적인 격차로 드러나곤 한다. 그리고 그 격차를 진정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스포츠 IQ'다.
그런 점에서 비교적 신체적인 재능과 노력만이 중요한 육상 단거리, 수영, 기계 체조, 바이애슬론 같은 일부 종목도 있지만, 내가 예시를 더 들기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종목에서 신체적 능력만큼이나 전략과 판단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축구 IQ, 농구 IQ, 파이트 IQ 등으로 불리는 이 능력은 그저 잘 차고, 잘 던지고, 잘 때리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경기 상황을 정확히 읽고 최적의 판단을 내리는 지적 능력을 말한다. 방대하고 수많은 경기 정보 속에서 핵심을 꿰뚫어 보는 안목, 그리고 이를 실전에 적용하여 상대보다 한 수, 두 수 앞서 나가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경쟁력이다. 몸싸움에서 그치는 것을 넘어 머리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결정적일 때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상호 간의 머리싸움은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쉽사리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만큼 매니아 팬들 역시 엉덩이에 잔뜩 무게감을 주고 심혈을 기울여 여러 번 돌려봐야 비로소 볼 수 있는 영역이다. 그래야만 그 이면에 숨겨진 계산된 움직임, 판단의 근거, 활동성의 이유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보면 체력, 기술력, 신체 조건 등도 분명 눈에 띄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항상 이길 수 없다. 이들을 진정 구분하는 것은 경기마다, 그리고 훈련마다 최대한 올바른 결정, 정확한 위치, 순간적인 판단력을 구사하는 것에 있다. 이는 결국 정보를 바탕으로 한 지능적인 플레이, 즉 정보가 스포츠 IQ와 마주하며 발현하는 결정력에서 비롯한다.
농구 황제이자 은퇴가 코 앞인 르브론 제임스는 단연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임이 틀림없다. NBA, 즉 농구에서는 BQ(농구 IQ)가 뛰어난 인물로도 정평이 나있다. 현재 밀워키 벅스의 가드인 패트릭 배벌리는 르브론 제임스와 레이커스에 함께 뛰던 시절 그의 농구 IQ를 칭찬한 적이 있다.
"그는 정말 높은 IQ를 갖고 있어요. 스크린 각도, 움직임의 타이밍까지 아주 정확히 아는 선수입니다. 경기 내내 패스하는 걸 보면 엘리트 레벨이에요. 그 키와 체격에서 나오는 시야와 패스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스크린을 어떻게 걸지. 언제 롤-인 해야 할지 다 알고 있어요. 공만 보면 가슴팍에 정확히 패스가 날아들어옵니다."
또한, 現 LA 레이커스의 루카 돈치치는 SNS에 "르브론 제임스는 경기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는 짧은 글을 올리며 그의 대단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르브론 제임스는 농구와 포지션에 최적화된 신체 능력만으로 정의되기엔 지나치게 입체적인 선수다. 그는 경기의 매 순간, 축적된 경험과 머릿속을 유영하는 각종 지식들을 바탕으로 가장 정확한 해답을 향해 달리고 외친다. 그렇게 이끌어낸 승리는, 수많은 성찰과 판단이 겹겹이 쌓여 빚어진 특별한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격투기 역시 마찬가지다. 파이트 IQ는 경기 전 준비 단계뿐 아니라, 경기 도중 상대방에게 타격을 입히고 입을 때조차도 즉각적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위기를 역전시키는 능력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그저 전략을 바꾸기보다는 본인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고려한 전략을 구성을 실시간으로 경기를 뒤집는 프로세스까지를 말한다. 즉, 정보는 불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경기 흐름을 뒤집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현재 공식 은퇴한 것으로 알려진 존 존스는 상대 스타일에 적응하고, 경기 도중에도 전략을 수정하며 상대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그 역시 "많은 공부를 했다"라고 말하며 정보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구축한 정보 체계를 타인이 흡수할까 우려하여 해설마저 피하고 있다. 그는 정보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스포츠에서 승리를 얻어내기 위한 확실한 길은 상대방을 잘 아는 것에 있다. 정확히는 상대를 제대로 알아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정보 분석의 진정함 힘을 느낄 수 있다. 상대의 강점, 약점, 전략, 습관, 더 나아가 심리 상태까지 꿰뚫어 보는 혜안은 승리의 설계도를 미리 손에 쥐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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