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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장인 Aug 26. 2023

운동, 난 왜 밖에서 하는가?

헬스장을 가지 않는 이유

 난 백수고, 돈이 아깝다. 차라리 그 돈으로 맛있는 걸 지인들과 나눠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 당연히 헬스장을 가는 분들을 존중한다. 실내 운동 공간의 장점과 그분들이 운동을 하고자 하는 이유 그리고 목적에 따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 그분들을 무시하고자 하는 발언은 아니다.


 헬스장 관장님들 파이팅!


 

 세계적으로 건강과 운동을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추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의 삶에 깊숙이 스며드는 지구 온난화,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는 물가 상승, 사회적 열등감을 심어주는 SNS 등이 한몫했으리라 생각한다. 아니 한몫 정도가 아니다. 아주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좋아지고, 정보화시대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지금 인류라는 존재를 위협하는 다양한 형태의 재해들이 주는 위험성과 경제 악화를 우리는 어느 때보다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소비 행위에도 영향을 줬으며,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기업들은 ESG 경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이후 헬스장을 가는 사람도 많아지고, 건강 증진, 육체적 심미성, 퍼포먼스 향상 등을 목표로 헬스장을 가고 있다. 물론 이 밖에도 러닝, 등산, 테니스, 탁구, 골프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근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통상적으로 다들 헬스장을 간다.


 반면 나는 헬스장을 가지 않는다. 내 운동 목적은 '퍼포먼스 향상'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제로 돈을 주고 간 적은 있다. 중국에 있을 때 1년 치를 끊어보았고, 컨설팅 일을 할 때 3개월을 끊어보았다. 공기 안 좋은 지역에서 야외 운동을 하기에는 내 폐가 걱정이 되었고, 한 번은 출장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한 것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때가 제일 운동을 열심히 안 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사실 열심히 안 했다기보다는 운동을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것 같았다. 운동기구들의 삐걱거리는 소리라던가 평범치 않은 무게가 무언가를 세게 내려칠 때 나는 소리는 백색소음마냥 내 신경을 자극하며 아드레날린 분비에 되긴 했지만, 뭔가 내가 하는 동작 하나하나에 오롯이 집중하기 힘들었다. 미국 헬스장 문화는 서로 응원하고 파이팅 있게 도와주면서 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으니 메리트가 있다고는 생각이 안 든다.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다 보니 그 강제성이 있긴 했지만, 생각만큼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때로는 야외에서 하고 싶긴 했었는데 난방시설과 에어컨은 계절에 따라 내게 필요이상의 유혹을 하였다. 참을 수 없었다.


(중국에서 이용한 헬스장)


 하여튼 내 운동 방향인 '퍼포먼스 향상' 즉, 정확히 말하자면 운동을 하는 데 있어 좀 더 깔끔하고 자유자재로 컨트롤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이다. 바로 수행능력 향상이다. 특히 나는 맨몸운동을 통해 이루고 싶다. 다만 그게 쉬운 건 절대 아니다. 휴먼 플래그라던가 프론트 레버처럼 중력에 저항하는 운동은 꽤나 전문적으로 열심히 해야 하는 동작이다. 이는 '캘리스데닉스'라고 하기도 하며, 철봉과 평행봉만 있다면 훈련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헬스장을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도 있다.


 게다가 남들이 머신이나 프리웨이트로 운동할 때, 유니크한 종목을 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뭔가 남들이 하는 걸 하면 괜히 이미지상 차별성도 생기는 것 같고, 따지고 보면 체계적으로 몸을 만드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점이라면 기구를 이용한 운동에 비해서 몸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맨몸 운동은 보통 야외에서 하는 거다 보니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극복하면서 해야 한다. 나는 비가 오면 안 할 때도 있지만 운동 도중에 오면 비를 맞아가면서도 하는 편이다. 할당량을 시작했으면 일단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천둥이 쳤는데 그때는 과감하게 집에 들어갔다. 벼락에 맞긴 싫었다.


(비가 온 이후 공용 철봉)


 최근에는 퍼포먼스 향상에만 집중하고 있진 않다.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영양제도 먹고, 젊을 때 가능한 만큼 근력을 길러놓자는 생각을 하며 운동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는 '유산소'가 좋고, 나이가 먹어서는 '무산소'가 좋다고들 한다. 지금은 유산소도 무산소도 병행을 하고, '머슬메모리'가 있으니 근력운동을 많이 해놓으면 나이를 먹어도 금방 근육이 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문제는 군인 시절 부상 당한 무릎 때문에 유산소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취업준비를 하고 있기도 해서 전반적으로 운동 시간을 줄여야 하니 그러려니 한다. 그저 최대한 '자주 하자'라는 것에 포커싱을 두고 있다. 이유가 점차 불어나고 있는 것 같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뤄두고, 결론적으로, 난 현재 헬스장을 안 가고 집 앞에 있는 총 3가지의 높낮이가 조절된 철봉에 의지한 채 운동하고 있다. 솔직히 헬스장을 갈 수야 있겠지만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빨리 가려면 버스를 타든 자전거를 타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버스를 탄다 손치더라도 기다리고 타는 데만 20~30분은 걸리고, 자전거는 독립하면 사든가 해야지 본가에서 사면 처치곤란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집 앞에 있는 철봉은 내 키랑 딱 맞아서 몸을 일자로 피고 하지는 못해도 나름 하는 맛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실제로 주변 아파트 단지를 들어가 살펴보니 마음에 드는 높이의 철봉이 없기도 했다.


 헬스장이나 크로스핏, 필라테스 등은 가격이 각자 천차만별이지만 달마다 몇십만 원은 깨진다. 크로스핏은 한 달에 20-30만 원이고, 필라테스는 그보다 더 비싼 걸로 안다. 모두 훌륭한 운동이지만 아무튼 백수인 내 입장에서 야외 철봉이 가장 합리적이다. 나는 그 비용 아껴서... 운동 도구를 사는 데 좀 더 신경 쓰는 편이다. 돈 아꼈다 생각하고 낭비하지는 않지만, 고무밴드 같은 소모성 있는 도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평생 쓸 수 있으니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야외 운동이다 보니 철봉 주위에 널브러진 도구들 덕에 주민분들이 시선을 가끔 끄는 게 신경 쓰이긴 하나 이젠 익숙하다.


 그렇다고 해서 야외에서 운동하라고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헬스장을 가면 좋은 이유도 작성할 예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저 내 입장이 이러하니 요렇게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각자 자기가 추구하는 운동 방향성과 상황에 따라 운동 공간을 선택하였으면 한다.


 다음글에는 왜 맨몸 운동인 캘리스데닉스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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