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양동통맥축제
오후 5시.
양동시장 골목으로 들어서자
사람들로 가득 찬 인파가 나를 맞았다.
잔을 부딪히는 소리,
웃음소리, 음악소리가 좁은 시장길을 메웠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양동통맥축제는
생각보다 훨씬 붐볐다.
하지만 골목 자체가 넓지 않다 보니
광주김치축제처럼 넓게 펼쳐진 무대나
여유로운 공간은 없었다.
길은 좁았고,
무대도 작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깨를 부딪치며 웃었고,
아이 손을 잡은 가족들도 많았다.
분위기만큼은 작지 않았다.
축제의 취지는 ‘시장 경기 활성화’였다.
하지만 실제로 붐빈 곳은
시장 안쪽의 상점이 아니라,
푸드트럭과 외부 부스가 모인 골목이었다.
양동시장은 원래 식자재, 생활용품,
그릇, 가구를 파는 상권이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서는
인형이나 외부 상인들의
판매 부스가 오히려 눈에 띄었다.
정작 상인들은 평소보다
매출이 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 가게는 손님이 없어요.”
시장 안 한 상인의 말이 오래 남았다.
활성화의 현장은 있었지만,
그 중심에 진짜 상인은 없었다.
나 역시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앉을 자리도,
여유도 없었다.
음식 하나를 먹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했고,
결국 포기하고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요즘 축제들은 대부분 이런 모습이다.
사람은 많지만,
즐길 수는 없다.
이벤트는 풍성하지만,
공간은 부족하다.
결국 ‘함께 즐긴다’는 축제의 본질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듯했다.
양동통맥축제는 분명 열정적인 축제였다.
작은 시장 안에서도
시민들의 웃음과 에너지는 넘쳤다.
하지만 그 열기 뒤에는 질문이 남았다.
이 축제는 정말 시장을 위한 축제였을까?
상인에게 도움이 되는 구조였을까?
아니면, 실적을 위한 또 하나의 ‘행사’였을까?
규모는 작았지만,
그 속에서 본 현실의 크기는 작지 않았다.
‘축제의 온도’는 뜨거웠지만,
그 안의 온기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