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의 투자일기
올해 들어 다시 코인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차트를 보니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움직이고 있다.
나는 원래부터 투자를 해왔다.
주식, 미국주식, 그리고 코인까지.
욕심은 없다고 말하지만, 내 손가락은 늘 "매수"를 향해 움직였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투자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말이다.
리스크를 분산하라.
하지만 나는 이 말을 무시했다.
왜냐하면 이더리움이 너무 싸졌기 때문이다.
그땐 폭락장이었다.
해킹, 전쟁, 금리, 기술 불안…
모든 뉴스가 이더리움을 끌어내리고 있었다.
그럴수록 나는 물을 탔다.
매수 버튼을 눌렀다.
손실이 커질수록 오히려 더 들어갔다.
언젠가는 계좌 수익률이 -50%를 찍었다.
평단가는 점점 낮아졌지만
시세는 더 아래로 떨어졌다.
그래도 팔지 않았다.
어차피 이 돈은 잊고 살자고 마음먹은 거였으니까.
며칠 전, 문득 코인 기사가 하나 보였다.
"비트코인 상승", "이더리움 반등"
별 기대 없이 업비트를 켰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치가 꽤 컸다. 손이 떨릴 정도로.
"그때 더 살걸…"
또다시 껄무새가 되었다.
매번 똑같은 후회를 반복한다.
더 공격적으로 들어갔어야 했다고.
한편 미국주식은
지금껏 나를 시험에 들게 했다.
본전까지 올라왔을 때
팔지 않았다.
"조금만 더"라는 마음에.
지금은 다시 하락 중이다.
"본전일 때 팔걸…"
수없이 반복되는 시나리오.
매번 다짐하고도 같은 실수를 한다.
나는 월급의 노예가 되기 싫어서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월급날만 기다리며
코인과 주식을 사는 또 다른 노예가 되어 있었다.
이제는 월급도 없다.
수입이 없는 백수에게
지금 내 계좌에 찍힌 수익은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팔지 못한다.
미련과 욕심이 나를 붙든다.
가끔은 나도 궁금하다.
이 길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정말 투자가 내 삶을 바꿔줄까.
하지만 지금은 그저
수많은 ‘더 살걸’, ‘팔걸’ 사이에서
나를 다잡고 있다.
아직은 껄무새지만
언젠가, 진짜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그때 샀던 게 신의 한 수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