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언제부터 총을 들어야 했을까”

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를 보고

by 다소느림

언제부턴가
나는 세상이 점점 더 피곤하다고 느껴졌다.

분노할 일은 많고,
침묵하면 죄인이 되는 것 같은 순간도 많았다.

그래서였을까.
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는 액션보다
그 침묵을 뚫는 '방아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김남길의 눈을 따라가다


‘이도’는 특수부대 출신 경찰이다.
한때 방아쇠를 잘 당겼던 사람이지만
이젠 총을 드는 일이 무서운 사람이다.

정의롭기 때문에 무서운 게 아니라,
그가 총을 들어 누군가를 지키려고 하면 누군가를 죽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싸우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걸 그냥 두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작은 트리거를 품고 있다


내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무서웠던 건
‘총기’가 아니라,
“내가 옳다고 믿는 순간에 드는 힘”이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정의가 복수로 변하는 순간.

그 경계를 넘는 이유는 항상 그럴듯하다.


"나라면 저러지 않았어."
"나라면, 더 잘했을 텐데."


하지만
《트리거》는 그렇게 쉽게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
무언가 찜찜하게, 조용히.


생각해본다


나도 언젠가는,
내 안의 트리거를 당길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게 말이든, 행동이든, 침묵이든.

그날이 왔을 때
나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지금 당신은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을 지키고 있나요.

그리고
그 방아쇠는
어디쯤 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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