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달콤함, 그리고 그 다음 시즌의 그림자

작년의 환호, 올해의 불안

by 다소느림

작년 가을, 광주구장은 뜨거웠다.
우승 순간의 그 환호, 선수들의 웃음, 팬들의 눈물.
그 중심엔 김도영이 있었다.
빠른 발, 강한 어깨,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
그 젊은 에너지가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그 에너지는 자꾸 멈춰 섰다.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
이제는 팬들도 “또?”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비시즌이라는 보이지 않는 경기


많은 사람들이 ‘시즌’만 본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비시즌에서 시작된다.
우승 후엔 축하 행사, 인터뷰, 예능 출연이 쏟아진다.
자율훈련이라는 말이 붙지만, 실제로는 스케줄이 훈련보다 우선될 때가 많다.
젊은 선수에겐 달콤한 경험이지만, 동시에 몸을 만드는 시간은 줄어든다.

몸은 기억한다.
훈련의 빈칸, 회복의 부족함, 근육의 불균형.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면 그 대가를 청구한다.


부상은 ‘순간’이 아니라 ‘결과’


햄스트링 부상은 우연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은 누적의 결과다.
왼쪽이 다치면 오른쪽이 대신 무리한다.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출전하면 또 다른 부위가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한 시즌은 부상과 복귀, 그리고 재부상의 반복 속에서 흘러간다.

김도영의 부상도 마찬가지다.
이건 단순한 ‘운’의 문제가 아니다.
작년 겨울, 체력과 유연성, 코어 안정성을 만드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는지 돌아봐야 한다.


우승 다음 해의 함정


스포츠 세계에서 ‘우승 다음 해 징크스’는 낯설지 않다.
마음은 붕 뜨고, 몸은 쉬고 싶고, 팀 전체가 어딘가 여유로워진다.
하지만 리그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상대는 이미 분석을 끝내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
결국 우승의 달콤함이 다음 시즌의 그림자가 된다.


다시 뛰기 위해


팬들이 바라는 건 단순하다.
김도영이 건강하게 1루를 향해 뛰는 모습.
그 빠른 발이 다시 야구장을 흔드는 장면.
그러기 위해선 비시즌부터 몸을 새로 만드는 결심이 필요하다.
훈련, 회복, 밸런스.
그 기초가 단단해야만, 우승의 다음 해에도 웃을 수 있다.


결국, 부상은 ‘순간’이 아니라 ‘과정’이다.
작년 겨울의 하루하루가, 올해 여름의 한 순간을 만든다.
우승의 기억이 자랑이 아니라 족쇄가 되지 않으려면, 비시즌은 더 치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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