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멀어지는 가을야구
2025 시즌 기아 타이거즈는 ‘부상’이라는 단어로 시작됐다.
김도영의 잦은 부상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었다.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2군 선수들이 1군 라인업 절반을 채웠다.
여기까지는 분명 ‘운’이 따르지 않은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 부상 공백 속에서도 2군 중심의 ‘함평 타이거즈’는
뼈를 갈아 넣는 경기력으로 순위 2위까지 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주전이 돌아오면 더 강해진다”는 기대가 있었다.
문제는 주전 복귀 이후다.
부상자들이 돌아오자 전력은 올라가야 정상이다.
하지만 팀은 오히려 하락세를 탔다.
이 시점에서 ‘부상 탓’이라는 변명은 설득력을 잃었다.
결국 운영과 전략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
기아의 마무리는 정해영이다.
하지만 ‘마무리’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세이브 상황에서의 존재감이 옅고,
때로는 불안정한 제구와 피안타로 팬들의 한숨을 자아낸다.
마무리가 불안하면 경기 후반 리드 상황 자체가 불안해진다.
그 불안이 팀 전체 분위기를 잠식한다.
올 시즌 내내 팬들이 고개를 갸웃한 장면들이 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은 그 중 하나다.
이미 흔들린 투수를 마운드에 오래 두는가 하면,
잘 던지던 투수를 갑작스레 내리는 경우도 많았다.
승부처에서의 ‘승부수’가 아닌,
패턴처럼 굳어진 교체 방식은 상대 팀에게 읽히기 쉽다.
결국 중요한 순간마다 경기 흐름을 놓쳤다.
부상은 시즌 초반의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의 운영, 불안한 마무리,
그리고 돌아온 주전들의 부진이 더 큰 문제다.
남은 40경기.
함평 타이거즈가 보여줬던 투지와 절실함이,
지금의 1군 라커룸에 필요하다.
부상은 어쩔 수 없는 변수지만,
운영과 선택은 철저히 감독의 영역이다.
기아가 이 가을을 가을야구의 무대로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그라운드 밖에서 다시 ‘변명’을 찾을지,
결정은 이미 그들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