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셈 배우고 근의공식 풀기
또 한 주가 시작되었다.
지난주에는 연휴 덕분에,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여행을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늘 내 일정 때문에 당일치기만 해오던 여행을
처음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온 것이다. 목적지는 수원.
여행이 참 좋았다. 연달아 쉬니 몸도 마음도 편했다.
하지만 오늘은 여행 이야기를 하려는 날이 아니니,
리뷰는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해보겠다.
사실 이 글은 어제 썼어야 했다.
여행 후유증 때문인지 몸이 너무 지쳐서
그냥 푹 자버렸다. 주말에 복귀했지만,
월요일 오전 수업을 바로 듣고 나니 진이 다 빠져버렸다.
지난주 목요일, 파이썬을 처음 맛보기로 접했다.
그런데 나는 그 간단한 예제도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했다.
구글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불러오고 화면에 출력하는 단순한 코드였는데,
이게 이상하리만큼 손에 안 잡혔다.
‘이게 나랑 안 맞는 건가...’
혼자 자책도 하고, 괜히 짜증도 났다.
그러다 여행을 다녀오며 잠시 머리를 식혔는데,
복습을 못 해서 다시 걱정이 밀려왔다.
사람은 한 번 미루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밀린다더니 정말 그 말이 맞다.
이번 주 수업은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지난 수업은 말 그대로 ‘맛보기’였던 것.
보조강사님이 “코딩은 한 번 밀리면 따라가기 어렵다”고 했던 말이
머릿속에 남아 계속 불안했는데,
다행히 진도는 이번 주부터라고 해서 한숨 놓을 수 있었다.
어제는 본격적으로 자료형과 연산자,
그리고 조건문과 논리연산자를 배웠다.
자료형에서는 리스트, 튜플, 딕셔너리, 세트 등 컬렉션 타입을 다뤘다.
변수를 만들고 값들을 나열하는 기본적인 형태.
여기서는
my_list
가 변수 이름이다.
그리고 딕셔너리
딕셔너리는 ‘제목: 내용’ 구조로 정보를 담는다.
키(Key)와 값(Value)이 쌍으로 이루어진다.
아직은 정확한 설명까진 어렵지만, 대략 이런 구조라는 것만 알아두자.
그리고 set형식
세트는 중복을 허용하지 않는 자료형이다.
같은 숫자가 여러 번 들어가도, 출력 결과는 중복 없이 나온다.
지난주만 해도 GPT는 무료버전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수업을 따라가다 보니 코드 오류 잡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강사님도 유료버전 추천을 하셔서 결국 결제했다.
Pro 버전: 월 $20
팀 요금제: 월 $200 (너무 비싸서 패스)
나는 Pro 버전으로 결제했다.
버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나가는 돈은 왜 이렇게 많을까... 참 씁쓸하다.
오후에는 조건문을 배웠다.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파이썬의 if문을 이해하고 다양한 분기 흐름을 직접 설계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리도록 구현해보세요.”
말만 들으면 어려워 보이지만, 직접 작성해보면 감이 조금은 온다.
score = 85 if score >= 90: print("A등급") elif score >= 80: print("B등급") else: print("C등급 이하")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를 출력하는 구조다.
기본은
if
, 다음 조건은
elif
, 마지막은
else
.
위의 조건문 코드를 논리연산자를 활용해 복잡한 조건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and,
or,
not 같은 논리연산자를 활용하면
조건을 더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파이썬 수업은 이제 본격적인 실전에 들어간 느낌이다.
지난주는 덧셈을 배우더니 이번 주엔 바로 근의공식을 풀라는 기분이다.
쉽진 않지만, 설레고 즐겁다.
사실 지금은 일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퇴사 후 이렇게 맘 편한 날들이 오다니,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이 기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는 것,
그게 내 가장 큰 바람이다.
처음부터 천천히.
단단하게.
그리고 멈추지 않고.
파이썬도, 나의 새 시작도,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