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미러링
인공지능사관학교에서 팀프로젝트 주제를 정할 때, 우리는 ‘음성 미러링’을 선택했다.
처음엔 솔직히 발표용으로 괜찮겠다 싶어서 고른 거였다.
상대방 말투나 톤을 따라 하는 기술, 그 정도로만 생각했다.
ppt를 만들고, 이론을 정리하고, 발표를 준비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자료를 모으면서 알게 됐다.
음성 미러링은 단순한 심리학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상담실에서 쓰이고 있었고,
콜센터 고객 응대에도 적용되고 있었고,
심지어 협상 자리에서도 활용되는 도구였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그냥 과제가 아니라,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
아이디어는 빠르게 구체화됐다.
만약 이걸 AI가 대신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
면접 준비 앱: 지원자가 말하는 걸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지금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톤을 조금 낮춰보세요” 같은 피드백을 주는 기능.
상담 보조 툴: 상담사가 고객의 감정 톤을 분석하고, 적절한 응대 톤을 추천해주는 기능.
콜센터 솔루션: 고객 불만 전화를 받을 때, 상담원에게 즉시 미러링 가이드를 제공해서 만족도를 높이는 시스템.
교육·코칭 서비스: 발표 연습, 스피치 훈련, 언어 학습 등에서 자신의 말투가 상대와 얼마나 맞춰지는지 점수화해주는 기능.
ppt 속에 적어둔 응용 분야가, 곧바로 시장 아이템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더 흥미로운 건 우리 팀이었다.
기획, 개발, UI/UX.
사업에 필요한 핵심 역할이 이미 다 갖춰져 있었다.
발표용으로 나눈 역할이었지만, 그대로 사업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였다.
‘만약 우리가 이걸 실제 서비스로 만든다면?’
이 질문이 팀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오가기 시작했다.
시장도 분명했다.
에듀테크: 발표, 면접,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B2B 상담·고객센터: 하루에도 수천 통의 전화를 받는 기업 콜센터.
심리상담·코칭 분야: 공감이 핵심인 영역.
이 시장들은 이미 음성 분석 기술과 AI 상담 툴에 관심이 많다.
우리가 가진 아이디어는 단순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기존 문제를 더 효과적으로 풀어줄 수 있는 솔루션이었다.
처음엔 발표 점수 하나 받으려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이걸로 사업을 해보자”는 마음이 커졌다.
팀프로젝트가 끝나도, 이 아이디어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음성 미러링이라는 기술은 단순히 대화 기술이 아니라,
공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장의 열쇠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