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주루사보다 더 뼈아픈 것

SNS 논란

by 다소느림

끝내기 주루사, 그리고 무너진 순간


2025년 8월 21일, KIA와 키움의 경기. 9회 1사 만루, 모두가 기대했던 끝내기 찬스였다.

그러나 박정우 선수는 김태군의 타구를 안타로 착각하고 질주했다가 곧장 2루에서 주루사 당했다.

‘본헤드 플레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었다.
실수였다. 야구에서 이런 순간은 누구나 겪는다. 젊은 선수라면 더 그렇다.

그 자체만으로는 비난받아야 할 일이지만, 용서와 배움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SNS에서 더 큰 실수


경기 직후, 박정우 선수의 SNS는 팬들의 비판 댓글로 가득 찼다.

그때 그가 택한 대응은 침묵이나 반성이 아니었다.

오히려 욕설과 패드립, 그리고 팬의 개인정보까지 드러내는 ‘선 넘은 대응’이었다.

한순간의 감정 폭발이 팬과 선수 사이의 최소한의 신뢰마저 무너뜨린 것이다.
팬들의 비판이 과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선수라면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프로는 경기만이 아니라 태도와 책임까지 포함된 직업이다.

박정우는 그 선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사람으로서는 이해된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솔직히 사람 입장에서 박정우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한 뒤, 쏟아지는 악플을 받으면 누구라도 무너질 수 있다.

억울하고, 화가 나고, 참기 힘든 게 당연하다. 나라도 그랬을 거다.
하지만 프로의 무대는 다르다. 팬들이 있기에 고액 연봉을 받고, 팬들이 있기에 주목받고, 팬들이 있기에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감정을 다스리고 프로답게 행동하는 것도 직업의 일부다.

이번 사건은 그 당연한 책임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개인만의 문제인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과연 이번 일이 박정우 개인만의 문제일까?

KIA는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속에서 선수단 전체가 압박을 받고 있다.

분위기는 무겁고, 작은 실수에도 비난이 거세다. 젊은 선수라면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다.
구단의 책임은 여기서 드러난다.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는 선수들에게 미디어 대응과 SNS 사용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KBO 구단들은 여전히 이런 부분이 허술하다. KIA도 예외가 아니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박정우의 개인적 감정 폭발이자, 구단의 시스템 부재가 낳은 구조적 문제였다.


팬과의 신뢰가 무너진 순간


야구는 결국 팬과 함께 존재한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구단이 팬을 존중한다면 관계는 유지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팬과 선수, 그리고 구단 사이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진 사건이었다.
박정우의 행동은 개인적 일탈이었지만, 구단의 미숙한 대응은 팬들에게 “KIA는 선수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선수 한 명의 이미지 실추로 끝난 게 아니라, 구단 전체의 신뢰 문제로 번져버린 셈이다.


남겨진 과제


이번 사건은 두 가지를 동시에 드러냈다.


박정우의 문제: 프로로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치명적인 실수.

KIA 구단의 문제: 선수 관리와 교육 시스템의 부재.


야구에서 실수는 성장의 일부다. 하지만 실수 이후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프로를 만든다.

박정우는 이번 사건을 통해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

동시에 KIA 구단은 더 이상 ‘선수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선수단 관리·교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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