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현실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
이 수치는 단순히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의미를 넘어,
도시와 지역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내가 살고 있는 광주는 올해 인구 140만 명 선이 무너졌다.
겉으로 보면 여전히 대도시이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와 인프라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남은 건 고령층과 점점 줄어드는 생활권
각 구별(북구, 서구, 남구, 동구, 광산구)도 서로 단절돼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매력적인 문화·관광권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오고, 지하철 2호선 공사가 시작됐지만
정작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누가 이 공간을 채울 것인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원도, 경북, 전남, 충북 곳곳에서는 이미 학교가 문을 닫고
청년 인구는 거의 사라졌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소멸위험지수’를 보면
이미 전국 기초지자체 절반 가까이가 ‘소멸 위험’ 단계에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진다.
일자리는 줄고, 기업은 빠져나가며,
문화와 생활 인프라까지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많은 정책이 여전히 “아이를 더 낳자”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출산은 결과일 뿐, 원인은 따로 있다.
좋은 일자리
살만한 인프라
재미와 매력이 있는 도시
이 세 가지가 없다면
청년은 결혼도, 출산도, 정착도 하지 않는다.
서울은 기회가 있고, 지방은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고착화된 지금,
“아이 낳으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인구감소는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 내가 걷는 골목,
내가 다니던 학교와 내가 사랑하는 광장이
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는 문제다.
광주에서 시작된 위기,
곧 대한민국 전체의 현실이 된다.
지방소멸을 막는 일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