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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규리 Oct 30. 2024

수중 키스

물속에 머물러 있는 나라에서

수중 키스



최규리



모든 날이 여름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백치가 되는 일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면

물이 열린 곳에서

맹세만큼의 부력으로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나는 햇살처럼 떠 있고

세상에는 질문들이 많아


설명할 수 없다면 아는 것이 아니라고?

아니, 틀렸어

알고 있어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고

그게 언어야


세상의 입술을 가지는 

완벽한 궁리

물컵 안의 얼음으로 

백조처럼

날개를 빼앗기는 말


고요한 날을 가지는 

완전한 말


아무것도 되살릴 수 없는 하루에

백치로 머무는 흰 달과

물속에 머물러 있는 나라에서


자, 알고 있음을 버려

논쟁에 맞서기 위해

오로지 당신의 입술을 빼앗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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