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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규리 Oct 30. 2024

계절 도둑

눈을 감고 나면 하나씩 사라지는 계절

계절 도둑


최규리



해변을 걷는다

기습 키스와 새의 시선으로


잠깐 폐허처럼 보이긴 했으나

네 개의 발톱은 

바람의 방향을 바꾼다


먼바다와 

사라지는 식탁

열매는 오지 않는다

갑자기 날아온 무수한 날개

물결의 흔적을 따라


우린 혀를 비틀며 

자정의 굴레에서 머리를 쓸어내리며


맨발을 가진 공룡처럼 

잃어버린 숲을 찾아 떠났고

커튼이 펄럭인다

열쇠를 찾아

다시 또 돌아오고


우연의 커튼이 펄럭인다


눈을 감고 나면 하나씩 사라지는 계절

발목에 기대었던 진흙과

두 개는 너무 아쉬워서 

모자라서

우린 거인의 입술을 훔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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