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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규리 Oct 30. 2024

소비된 빛

사형수의 마지막 한 끼처럼

소비된 빛


최규리



가위를 들고 다닌다

X자 형태의 별을 날렸지

우리는 새를 키우지 않았네

새는 잠시 타인처럼 왔다 가는 것

날렵하게 오려진 세계에서

다음 날에도 서로 끌어안고 공중돌기를 했다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기에

개별적인 비를 맞았고

사형수의 마지막 한 끼처럼 소중한 식사를 한다

건반 위로 새가 날아 왔지만

페이지는 격렬하게 봉합되었다

사라진 페이지를 찾지 않기로 한다

죽는 날에 틀어질 음악 미리 듣기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낙원상가 앞 횡단보도에서 활짝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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