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평범한 날이 되어버린, 심신 미약 상태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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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없는 눈동자로
릴리 릴리
눈앞이 온통 하얘져서
낭만을 가지고 싶은 단순함이
백합을 꺾어 교실 창가에 꽂는다
선생님은 예쁘다고 친절하게 옷을 벗어주었다
과분한 사랑이다
여름이라 옷을 벗는 것이 맞다
하얀 칠판 위에 이름을 적는다
옷 벗는 아이 : 선생님
떠드는 아이 : 엄마
화장실 청소 : 앞에 앉았지만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은 애
수행평가 시간이다
선생님은 도화지를 보면 가슴이 벅차다고 한다
숨쉬기 어려우니 옷을 벗는 것이 맞다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도화지를 보며
흰 꽃잎이 예쁘구나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은 아무거나 말하면 된다
아무거나 말했으니 아무거나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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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
미련하게 착하다고
바보 같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법이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미처 깨닫지 못한 세계라서
쉽지 않다고
릴리 릴리
진한 향기는 맹세하게 만들지
선생님은 엄마를 닮았으니 나에게 젖꼭지를 주세요
앞으로 절대 말대꾸하지 않겠다고
아장아장 걸어가겠다고
옷에 오줌을 싸지 않겠다고
벗으라면 벗겠다고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고
손가락을 걸고
시키는 것 다하는 착한 사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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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를 들었다고 보도 됐지만 사실은 모기채를 들었어요
전기 모기채에 모기가 타는 소리는 사실은 효과음이라네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세는 소리도 효과음이에요
죽은 모기가 바닥에 떨어진다
함부로 피가 번져 있다
그것은 모기의 피가 아니다
모기는 애인을 닮았으니 피 빨아 먹힐 준비를 하세요
릴리 릴리
병실은 하얗고 피로 물들기 좋은 환경이에요
피나는 노력은 아주 쓸모없어서
내 피는 바닥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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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은 흔적이 없어서 비현실적이다
어디로 가는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엄마는 돈을 세며 말한다
그러니 아무 문제없어
학교는 아무도 없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선생님은 아무 말 못 한다
학생들이 무서워서
책을 던질까 봐 담배를 빌려달라고 할까 봐
하얀 가루들로 가득하다
나부끼고 뒤집히고
재가 떠다녀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릴리 릴리
둘러대기 좋은 말이 떠다닌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무조건 주장하는
모기채가 사람은 잡을 수 없는데
솜방망이를 휘둘러 봐야
모기들이 도망가는 고요한 날이어서
정말 평범한 날이 되어버린
심신 미약 상태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