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장르 분석 6주차 48회차

48회차 이경미 <미쓰 홍당무>(2008)

by 김정환

5주차는 연휴 기간으로 순연했다.


이경미 감독의 캐릭터 특징


1. 성별 특징


이경미의 여성 캐릭터는 서로에게 질투를 느낀다.

박찬욱의 여성 캐릭터는 서로 질투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경미 여성 캐릭터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있다.

박찬욱의 여성 캐릭터는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잘 안다.

-JTBC 방구석1열 13회


반면 남성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무미건조하게 보인다. 항상 과묵하고 무덤덤해서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

주인공 양미숙(공효진 씨)이 짝사랑했던 상대역 서종철(이종혁 씨)

그리고 <비밀은 없다>(2016) 주인공 김연홍(손예진 씨) 남편인 김종찬(김주혁 씨)가 그렇다.

이경미 감독은 여성 캐릭터 구성에 특색이 있다. 캐릭터가 매사 급발진하는 대목에서 엿볼 수 있다.


2. 급발진


급발진은 이경미 감독 작품의 큰 특징이다.

주인공은 때와 장소, 분위기, 상대의 기분까지 고려하지 않고 엇박자를 낸다. 저돌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캐릭터가 급작스럽게 화를 내면서도 그런 성격을 추진력 삼아 메인플롯을 이끌어 나간다.

또, 코미디 장르에 부합하기도 하는데 기저에는 코미디 우월 이론과 맞닿아 있다.

여성 주인공은 항상 남보다 못하며 소외되어 있다. 여기서 관객은 타인의 어리석음이나 열등함을 보며 자신의 우월감을 느끼고 웃게 된다. 샤덴프로이데와는 차이가 있다. 이는 타인의 불행, 실패를 보고 쾌감을 느끼는 감정이다.

이경미 감독은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극을 이끌며 페미니즘 시류를 타면서도 여성의 낮은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코미디 요소를 극대화시킨다고 할 수 있겠다.


앞서 방구석1열에서 변영주 감독은 영화에서 박찬욱은 인간의 이상향으로서의 여성을 다루고, 이경미 감독은 이경미 자신에 빙의된 여성을 다룬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생각이 명확해졌다. 이경미 감독은 학창시절 때 경험이 그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소녀 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3. 소녀 문화


'우리 내밀한 사이 맞지?' 감정 관리 체계 유지 능력이 소녀 일상 문화의 핵심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 속으로 감정을 계속 추스르고 관리해야 한다. 반대로 소년 문화는 위계가 핵심이다.


아래 표는 뉴욕시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루스 사이덜(Ruth Sidel)의 논의를 요약한 표이다.

소녀 문화 Chat GPT 4o

이경미 감독의 주인공과 조력자들은 표에 나온 다섯가지 항목에 모두 부합한다. 소녀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를 바탕으로 기혼 남성의 간통에 맞서 싸우는 게 전부라 아쉽기만 하다. 그의 작품은 과묵하고 비도덕적인 남성의 공간 가장자리에서 기웃거리는 여성들의 소동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여성성을 탐구하면서도 남성에게 여성의 권력욕망을 투영하는 기존 관습에 얽매여 있다는 것이다. 투영하는 기준은 결혼-이성애이다. 그러면서도 동성애를 다루며 젠더규범에 저항하는 길을 열어놓았다. 이점은 <비밀은 없다>(2016) 에서 관객에게 이미지로 확실히 보여준다.


미쓰 홍당무의 개성은 소녀 문화와 여성 간 연대에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한국에서 2008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게 놀랍기도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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