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 세상과 물리적 세상 사이에서

by 조용한 망상

이 세상의 열두걸음 이후,

노을빛의 세상이 오늘의 마지막을 감싼다.

이윽고, 태양의 강렬한 자취가 사라지며

과거가 되버린 오늘세상과,

미래가 될 내일세상의 경계선에 도달한다.


그런 고요한 충돌선에서,

나는 가만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정신을 집중한다.


어둠의 침식.

그 사이에서 나는 빛을 찾기 시작한다.


그 순간부터 이 세상에는

나와 어둠만이 존재하며,

정적인 세상이 찾아온다.


그런 고요함의 극치 속에서,

물리적 세상에 밀려

무의식의 극치 속에 숨었던

진정한 '나'가 깨어난다.


'나'는 나를 밀어내기 시작한다.

나도 그에 수긍하며 정신을 양도한다.


한순간,

세상에는 이질적인 고요함이 도래한다.


그리고 눈을 뜨니,

본래의 세상과는

다른 이질적인 세상이 펼쳐진다.


나는 홀린 듯 걸어갔다.

마치 본래의 목적지가 있었던 듯,

그저 걸어가기 시작한다


주위를 멍하니 둘러보니

그 세상에는 초원과, 나무와, 꽃이 만연하며,

늘 노을빛의 세상이 펼쳐진다.

끝을 알 수 없는 강산이 세상을 덮고 있으며,

물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강호의 세상에 대해

그저 걸으며

다신 볼 수 없는 세상인 양,

세상의 한순간, 한순간을

눈을 껌벅이며 품어나간다.


그렇게 걷던 중, 갑자기 무언의 힘이 나를 끌어당겼다.

나는 그 힘에 이끌려 나의 세상에서 끌려나가기 시작한다.

꽃과 나무는 시들고,

빛은 사라지며, 어둠이 도래한다.


잠시후 눈을 뜨며 벌떡 일어나니,

눈을 감았던 세상이 다시 나를 감싸며,

눈을 감았던 나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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