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마주할 수 없다.
한동안 물리적 세상 속에 끌려가 살았다.
물리적 세상에 잠겨 있었다.
말도, 글도 잊은 채.
이제야 다시, 조용히 돌아왔다
세상은 정말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걸까.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세상엔 너무 많다.
블랙홀만 해도 그렇다.
그건 단순히 질량이 커서 모든 것을 끌어당긴다고 설명되지만,
사실은 공간마저 끌어당겨,
이 세상이라는 구조 속에 하나의 공허한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 존재에 대해 과학자들은 명확히 말하지 않는다.
단지, “존재할 뿐이다” 라는 말로 그것을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그 말은 곧, 아직 아무도 그 진실에 닿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문득 생각한다.
그 공허의 안쪽에는, 대체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까.
어쩌면 그곳은 너무나 깊고, 너무 어두워서,
우리 인간은 그 존재를 마주해서는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심연을 응시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베일이 풀리고,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지식의 세계가 문을 열며
우리는 황혼 속으로 빨려 들어가
다시는 이 세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