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눈을 떠.
축축하게 젖은 몸으로
기어 나오면
이부자리 안에
긴 한숨 같은 허물이
입을 벌린 채 누워 있어.
어젯밤,
온몸에 무명을 두르고
꿈틀대다
죽었단 말이야.
그리고
먼지보다 작은 새가 되어
밤새도록 책장 위를 날았어.
작은 나보다 더 작은 활자들과
습자지 날개를 맞대고
잉잉 군무를 췄어.
모두 지쳐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아무도 멈추지 않았어.
다시는 태어나지 말자고
잉잉 울었어.
하루살이는 글 쓰는 자아입니다. 어떤 날은 늦도록 잠들지 못하고 꿈틀대며 글을 써요. 내 안의 것들을 다 쓰고 잡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읽어보면 깜짝 놀라요. 부끄러운 감정을 벗어놓은 껍데기가 핸드폰 메모장에 널브러져 있어서요.
생업은 코 앞이고 몸뚱이는 천근만근이고 세상은 왜 이렇게 도는 건지.
밤엔 내가 새인 줄 알았는데 실은 하루살이였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