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I를 찾습니다.

by 은령



너를 잃어버리다니.
푸르스름한 모니터 빛살을 찢고
가지런히 놓인 검은색 디딤돌을 밟으며
타닥타닥 걸어와
물에 번진 잉크빛 눈동자로 나를 봤어.

넌 울며 말했어.
이곳까지 오는 동안
죽은 활자의 어머니들과 그 자식들을 봤다고.

ㅂㅈㄷㄱㅅ ㅛㅕㅑㅐㅔ
ㅁㄴㅇㄹㅎ ㅗㅓㅏㅣ
ㅋㅌㅊㅍ ㅠㅜㅡ

길가에 나란히 누워 있었대.
그 뼈들을 밟지 않으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고 조용히 흐느꼈어.

큰소리 한 번 내지 못한 네 작은 몸을
끌어안고 젖을 주었어.
넌 하얀 피가 말라가는 것이 슬프다며
대신 눈물을 마셨어.

그렇게 기른 너를 찾지 못해
난 울지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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