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비행

by 은령


어두워지지 않는 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해를 쫓느라


분주한 하루는


거기에


닿을 수 없어


오히려 쫓기고 있습니다.




피할 곳 하나 없는


구름바다 위 세상


부신 눈을 감으면


찌를 듯한 섬광이


피로한 이마를 쪼아댑니다.


그러니


제발 창문은 열지 마세요.


바람 없는 햇빛은


또 다른 괴로움입니다.




시간에 갇힌 영혼이


어둑해지는 하늘을 이고


샛별이 마중 나온 골목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잠 없는 하얀 꿈을 꿉니다.




정오께 서쪽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가는 비행기는 종일토록 해를 따라갑니다.
아무리 가도 저녁이 오지 않아요.
낮 낮 낮 낮 낮뿐인 하루는
피로하고 외롭습니다.
장작 열다섯 시간,
끊어질 듯한 정신줄을 붙잡고
착륙을 하니
그제야 지친 해가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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