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새

by 은령

시는 물이고 소설이 밥이다
에세이는 갓무친 푸성귀다
평론은 보약이다, 반은 먹고 반은 흘린다
뉴스는 인스턴트다, 먹고 싶지 않지만 먹지 않으면 그야말로 먹고살 수가 없다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먹을까 근심하지 말라니까
무엇을 쓸까 걱정이 트림처럼 올라온다
선조들의 남겨서 너무 많이 먹었다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하는데
많이 먹으면 무거워지고
무거워지면 날기가 힘들다
주섬주섬 주워섬긴 먹이를 입에 물고

남아도는 신발을 부리에 걸치고
먼 길을 가려는데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고 싶은 마음을 붙들고 늘어진다

이만 구천 원 지피티는 밤새도록 쓰고도 남는데
난 도대체 얼마길래, 반나절도 못 날고
불여귀 불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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