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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n 24. 2024

2024년 6월 23일 식도락 음식일기

당면으로 만드는 새콤달콤 비빔당면!!

5월 2일에 심은 애플수박이 

갓난아기처럼 솜털을 잔뜩 달고 앙증맞게 열렸다.


지난해부터 심기 시작한 애플수박이 

의외로 키우기도 싶고 병충해도 없을뿐더러

맛까지 만족감을 안겨 주었던 터라 올해도 심었다.


수박값이 금값이 될 때쯤인 8월 초쯤에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30여 년 전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동료들과 남포동 극장가를 자주 찾았다. 

영화표 예매를 해 두고 

국제시장 골목에서 파는 비빔당면을 사 먹곤 했었다. 


며칠 전 딸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보았더니

뜬금없이 

"엄마가 만들어준 콩나물과 당면을 넣고 만든 비빔당면이 먹고 싶어"라고 한다



** 비빔당면을 만들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재료들

    오이 1개, 양파 1/2개, 대파 흰 부분 10cm 1개, 콩나물 300g, 당면 400g

 ** 양념 : 고춧가루, 소금, 설탕, 식초, 마늘 5쪽, 통깨, 참기름 적당량

    

오이 한 개를 약간 길게 채 썬다.

요즘이 제철인 노지 오이는 연하면서 아삭하고 시원하다.

양파 1/2개를 가늘게 채 썰어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서 매운맛을 제거한다.

이때 찬물에 얼음 몇 조각을 함께 넣으면 아삭한 맛이 배가 된다.

깨끗이 씻은 콩나물을 냄비에 담고

찬물을 한 컵 정도만 넣고 냄비뚜껑을 닫은 후 

김이 나면서 콩나물 머리를 씹어 보았을 때

비린내가 나지 않으면 건져내어

바로 냉수에 몇 번 씻어 내고 물기를 뺀다.

당면은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은 후

냄비에 당면이 잠길 정도의 찬물을 붓고

중불에서 끓이다가 먹어 보아서 야들야들 해지면

건져서 찬물에 여러 번 씻어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제거한다.

큰 그릇에 재료들을 다 넣고

준비한 양념들을 넣어가며 입맛에 맞게 비벼서 먹으면 된다.


비빔당면을 먹으며

연신 엄지 척을 올리며 '아! 아! 하던 딸이 결정적인 한 마디를 날린다.

"나에게는 백종원아저씨보다 엄마음식이 더 맛있어!"

남편 왈

"너 언제 백종원이가 만들어준 음식 먹어 봤어?"라고 하자

딸 왈

 "내가 어떻게 백종원아저씨가 직접 만들어준 음식을 먹을 수 있겠어.

대학 때 백종원아저씨가 만든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먹어 봤던 거지'

라고 응수한다. 

딸이 엄마를 치켜세우면 같이 응수해 주면 좋으련만 

꼭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하는 미운 짝,

먹고 있는 비빔당면 앞접시를 뺏고 싶다. 


그래도 비빔당면으로 인해

그때 그 시절을 함께 보냈던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면서

어디에 있든 밥 든든하게 먹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간절함을 가슴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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