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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l 05. 2024

2024년 7월 3일 식도락 음식 일기

여름에 즐길 차 만들기

<1> 햇보리차

수확한 햇보리가 집으로 왔다.

한 되쯤 되는 것으로 뭘 할까 생각하다가

한여름 나무그늘처럼 무더위를 식혀주고 소화기능을 돕는

보리차를 만들기로 했다.


씻고 말린 후 면장갑을 끼고 손으로 비벼가며

수염을 제거한 후 참기름집으로 가서

볶는 삯으로 오천 원을 주고 가장 구수하고 영양소를 고스란히

몸으로 들일 수 있게 최적의 상태로 노릇노릇 볶았다.


시집와서 여든이 다 되어가도록 방앗간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손과 눈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볶은 보리차를 두 손으로 떠서 냄새를 맡아보는데

엄마냄새가 나면서 30여 년 전의 플라스틱컵에 담겨 있던

보리차가 떠오른다.


아, 그리움에 목젖이 울컥한다.


보리차를 식히고 있는 풍경이

어린 시절 큰 미루나무 옆에 있던 방앗간이 스쳐 지나간다.

물 2리터에 보리차 두 주먹을 넉넉하게

넣고 기포가 올라올 때까지 끓인 후 냉장고에 넣은 후

시원하게 마시니 바로 정수리까지 찬기가 올라간다.

<2> 옥수수차

옥수수를 좋아하는 나는 7월 중순부터는

쪄 먹기 위해 생옥수수를,

10월쯤에는 옥수수쌀을 구입해서

가루를 만들어 스콘, 쿠키를 만들고

따로 2kg 정도를 남겨 두었다가 옥수수차로 즐긴다.


옥수수차는

옥수수만 넣고 끓여도 구수하고 고소하지만

잎차나 뿌리차를 끓일 때 한주먹 정도 넣으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연잎차>

고무대야에 심어 놓은 연이 꽃을 피웠다.

올봄에 캐 내서 정리를 하고 새로운 산흙을 채워 넣었더니

이렇게 예쁘게 꽃을 피워 주었다.

먼저 올라온 두툼하고 진한 색을 띤 

연잎으로 차를 만들었다.

앞뒤로 깨끗하게 솔로 닦듯이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프라이팬에 세 번 정도 덖었다.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향이 나는 연잎차는 

심신안정에 도움이 되고 염증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을 끓여서 실온에 두었을 때 잘 쉬지 않는 것 같다.


끓인 물에 덖은 연잎을 한 줌 넣어 놓고 기다리면


보리차를 마시던 남편 왈

"보리를 직접 볶아서 만든 보리차 정말 맛있네"라고 한다. 


불 앞에서 덖는 과정이 힘들지만

밀폐용기에 보관하고 

병마다 가득 들어있는 차를 보니 마음이 뿌듯하고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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