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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7일 식도락 음식 일기

달큼한 봄동 꽃대 물김치

by 모모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집 발코니에서 밭을 바라보니 노란 꽃들이

무리 지어 펴 있다.

호기심에 내려가서 보니 봄동꽃이다.


지난가을에 씨를 뿌려 모종으로 키워 옮겨 심어 놨더니

겨울 양식이 부족한 노루가 먼저 시식을 한 후였다.


꽃대를 잡고 꺾어보니 부드럽게 꺾이고

씹어보니 달다.

겨울초(유채) 꽃은 쌉스레한 반면

봄동꽃은 달큼하다.

꽃의 크기도 유채꽃보다 더 크다.

커다란 소쿠리를 준비해서 다시 밭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빨라졌다.

꽃대를 손으로 잡고 아랫부분부터 훑는 느낌으로 위로 당기면 툭 끊어지는데

그 지점부터 먹을 수 있는 연한 부분이다.

가져간 소쿠리가 넘칠 정도로 꽃대를 끊어 왔다.

서둘러 풀물을 끓인 후 식힌다.

풀물은 찬물 5L에 밀가루 5 큰 스푼을 넣고 잘 섞은 후

불에 올려 끓여야 한다.

봄동 꽃대는 5cm 정도의 길이로 잘라서 3번 씻어 대충 물기를 제거한 후

큰 용기에 꽃대를 깔고 천일염 한 스푼을 살살 뿌려주고

다시 꽃대를 깔고 천일염 한 스푼을 살살 뿌려주기를 반복한다.

손으로 살짝만 눌러 준다.


너무 활짝 핀 꽃은 버리고

꽃봉오리를 사용하면 된다.

30분 후에 위아래를 뒤집어 준다.

너무 오래 절이면 단물이 빠지고 질겨진다.

이때 준비해 둔 부추 크게 한 움큼을 4cm 길이로 썰고

깨끗하게 다듬어서 씻어 놓은 돌나물을 위에 올려 천일염 한 스푼을 살살 뿌려준다.


20분 후

두 번 씻은 후 체망에 담아 물기를 제거한다.

씻는 과정에서 봄동, 돌나물, 부추가 자연스럽게 섞이게 된다.

씻을 때 살살 씻어야 풋내가 나지 않는다.

담아 놓고 먹을 용기에

물기를 제거한 채소를 담고

당근 1/2개, 양파 2개, 홍고추 3개는 채를 썰고,

풋마늘 3대는 1cm 두께로 어슷 썰기로, 마늘 15알은 찧어서 넣는다.

고춧가루 2스푼, 설탕 2스푼, 천일염 4 스푼을 넣고

야채와 양념들이 잘 섞이도록 살살 버무린 후

손으로 살짝 눌러서 30분 정도 그대로 둔다


완전히 식힌 풀물을 위에 부어준 후

통깨 3 스푼, 천일염과 까나리 액젓은 8:2 비율로 해서 간을 보면서 넣으면 된다.


마늘, 고춧가루, 설탕, 천일염 등 양념은

가족의 입맛대로 맞추면 된다.


1년에 딱 한 번만 담글 수 있는 봄동 꽃대 물김치는

꽃은 눈으로 먹고, 꽃대는 씹히는 식감으로 먹고, 달큼함은 혀로 느끼며

국물의 시원함은 감탄하면서 먹는다.


시기상으로 햇 양파, 돌나물, 여린 부추가 나오는 이 계절에

담그기 좋은 물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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