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 먹는 새콤달콤 맛있는 쫄면
날씨가 뜨겁다.
차 안 인조가죽 시트에 팔꿈치가 닿는 순간
피부가 불에 데는 줄 알았다.
세탁한 옷을 말리러 마당에 나갔다 들어오면
눈썹을 타고 내려오는 땀이
창문을 타고 내려오는 빗줄기 같다.
하루 종일 종종걸음으로 다니며 집안일을 하다 보니
허리며 종아리가 신호를 보낸다. 쉬라고.
돗자리에 눕는 순간
'오늘 저녁은 뭐 해 주지? 가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점심에는 아귀찜을 해서 먹였는데.....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 때는
아예 나라에서 하루에 두 끼씩만 먹으라고 법으로 정해 줬으면 좋겠다.
아니면,
한 알의 캡슐과 물 한잔을 먹으면 절대적인 포만감과
음식을 먹었을 때와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시골이라 배달음식도 없고.
몸을 일으켜
밭으로 내려가서 야채를 따오려고 보니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도로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마당 한편에 플라스틱 통 안에 심어둔 연잎 사이로 피어있는
예쁜 연꽃이 눈에 들어왔다.
이 더위에 이렇듯 꽃을 피우다니.
냉장고 문을 열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쫄면을 사다 놓은 게 눈에 띈다.
그래,
오늘 저녁은 새콤달콤 쫄면을 만들어야겠다.
<<쫄면 만들기>>
1. 양념장: 고추장 300g, 고운 고춧가루 20g, 소금 10g,
레몬식초 60ml, 레몬청 70ml, 생강청 20g, 꿀 20g,
그리고 마늘 20g과 사과 1/4쪽을 곱게 간 후 모든 재료를 섞는다.
* 양념장부터 만들어 재료가 서로 어우러져 깊은 맛이 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한다.
2. 야채 준비
: 깻잎 5장, 상추 20장, 적양배추 2 줌, 양배추 2줌, 오이 한 개,
쑥갓 10줄기, 보라색 양파 1개.
깻잎은 1cm 너비로 채 썰고, 오이도 약간 굵게 채를 썬다.
상추는 먹기 좋게 자르고 쑥갓은 잎을 떼어 준비한다.
적양배추와 양배추, 보라색 양파는 채를 썰어 씻은 후 찬물에 담가 둔다.
* 여린 채소들은 너무 얇게 채를 썰면 씹히는 맛이 적다.
3. 면 삶기
: 면 750g을 준비해서 찬물에 붙어 있는 면을 풀어준 후
끓은 물에 1분 정도 삶아 찬물에 여러 번 헹궈내어 텁텁한 전분기를 뺀다.
4. 버무리기
:큰 그릇에 면과 양념장을 넣어 1차로 버무린 후,
야채를 넣고 다시 양념장을 넣어 간을 맞추고 참기름 1 큰 스푼, 통깨를 뿌려 살살 버무려 준다.
양념장은 넉넉한 양으로 만들었기에 간을 보면서 양념장을 추가로 넣는다.
남은 양념장은 보관해 두었다가 황태와 오이를 넣고 무침을 해도 된다.
맛있게 먹는 식구들을 보니 흐뭇하고,
소리 없이 꽃을 피워 눈길을 받는 연꽃처럼
엄마인 내가 해 올리는 식탁의 음식이
이 무더위에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