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엄마의 응원 도시락 4
올해
우리 집 문주란은 늦게 꽃을 피웠다.
8월 초순이면 피었었는데
꽃을 피워야 할 시점인데도 소식이 없으니
혹시 문제라도 생겼는지 자꾸 들여다보았었다
한 달 정도 늦게 핀 꽃은
여태껏 피운 것 중에
형태로나 화려함이나 건강한 것까지 최고의 작품이었다.
꽃을 피우기까지 얼마나 애썼을까?
늦게 피어도 문주란꽃은 문주란꽃이었다.
빠르고 늦고 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꽃을 피우는 것을.
문주란은
내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내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죠?'라며
자신의 때를 묵묵히 노력하며 채우고 있었을까?
요즘 딸의 등에 매달려 있는 가방의 무게가 무척 무거워 보인다.
손에는 쇳덩이처럼 무거운 노트북을 껴안고.
(사양이 높은 노트북이라 엄청 무겁다)
엄마인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응원해 주는 것이리라.
통목살을 사서 2.5cm 두께로 썰어 허브소금과 후춧가루로 1시간 재워둔다.
앞뒤로 노릇하게 익힌 후
길이로 한 번 더 잘라 측면을 구워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한 후
먹기 좋은 크기의 큐브 모양으로 잘라 준다.
한 번 더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다.
큐브 목살은 씹었을 때 두께감으로 인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살캉거리는 식감이 참 좋다.
딸이 늘 식탁에 두고 먹는 청양고추 장아찌, 새콤달콤 보라양파 장아찌,
그리고 샐러드이다.
샐러드드레싱은
직접 농사를 지어 짠 들기름에 약간의 소금 간이 전부인데도
들기름의 우아하고 시원한 향이 야채와 잘 어우러져 산소같이 그냥 계속 먹게 된다.
딸, 오늘도 이 도시락 먹으면서 하늘도 쳐다보고
나무백일홍도 바라보면서 먹는 것에 집중해 봐.
자정이 다 되어서 돌아온 딸이 싱크대에 도시락 통을 넣으며 나를 보고
'엄마, 오늘 고기 최고였어'라며 엄지 척을 날린다
**Tip 맛있는 목살 고르는 법
살코기를 마블링이 감싸고 있는 고기가 좋으며
음식을 완성했을 때 풍미와 식감이 좋다.
좌측 모양의 목살을 고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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