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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ding Innovator Jay Mar 31. 2024

안전운전을 위한 친구

    일주일에 500km, 한 달이면 2,000km, 1년이면 출퇴근 이외 출장과 가족과의 여행으로 약 30,000km를 운전하곤 한다. 만 4년을 함께한 빵빵이 친구의 거리수는 오늘부로 136,768km이다. (계산의 편의를 드리고자 4로 나누어보면 34,192km이다.)


    80,000km 보증기간이 종료되기 전에는 차에서 조그마한 소리가 들리면 바로 서비스센터에 예약해서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덕분에 잘 살펴보면 곳곳에 흡음테이프가 붙어 있다. 100,000km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코너를 돌 때마다 운전석 뒤쪽 어디에선가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트림(Trim)을 고정하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클립과 같은 부품이 빠지고선 차량 내장재 안쪽에서 유휴자적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차에서 소음이 발생하면, 누구나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어디에서 저런 소리가 만들어지는지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쳇바퀴 돌듯 직장과 집을 오고 가며 또르르 들리는 소리와 함께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 연휴의 어느 날 결심했다. 오늘 이 소음을 꼭 없애보는 거야. 그리고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의심이 되는 운전석 뒷 문짝 트림을 뜯었다. T25 별렌치를 사용해서 볼트 3개를 풀고 트림을 진땀과 함께 25분 동안 빼냈다. 전문가들에게는 너무나 능숙한 일들이겠지만, 처음 해보는 나 같은 초보에게는 어렵기만 한 차 내장 수리였다.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달그락 소리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 허탈한 마음과 함께 또다시 30분간 땀을 흘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뜯어낸 문짝 트림을 원상복구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또다시 달그락 소리와 함께 3개월이 지난 오늘, 사랑하는 딸과 함께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립 수목원으로 향하는 길에 역시나 오늘도 또르르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는 딸에게 아직도 또르르 소리가 나고 있고, 계속해서 신경이 쓰인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사랑하는 딸은 배시시 웃으면서 '아빠, 차에서 나는 소리를 만드는 구슬은 아빠가 운전할 때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라고 말을 해주는 것 아닌가? 그렇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스펜서 존슨 박사가 저술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보면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바뀌게 되고 이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라고 꼬마인간 중에 한 명이 말했다. 


    이 글에 붙여 넣은 일러스트처럼 나는 그동안 소음이 날 때마다 나에게 그리고 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짜증을 냈다. 그런데, 나는 한 해에 34,000km 정도의 짧지 않은 거리를 운전하고 있다. 차에서 언제부터인가 나고 있는 또르르 소리를 사랑하는 딸이 말해준 것 같이 혼자 운전할 때 심심하지 않고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친구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그러면 분명, 장시간 운전의 끝자락에서도 심심하지 않을 것이고 또르르 소리와 함께 스르륵 오던 잠도 어느새 깨고 말 것이다. 


    우리의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오늘도 긍정의 마음으로 수립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마음자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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