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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십킬로그램 Jul 05. 2024

재밌는 사람

살다 보면 정말 재밌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웃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냐만은 나는 특히 웃는 걸 좋아한다. 재밌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광대가 찢어지게 웃고, 그 즐거운 기분이 하루 내내 이어진다. 그게 정말 좋다.


나에게 재미있는 사람은 에피소드가 재밌다기보다는 분위기가 웃긴 사람인 것 같다. 드립이라고 하는 그 한마디 한마디가 매번 빵빵 터지게 하는 것 같다. 센스가 있다고 해야 하나.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스윽 들어오는 말들을 잘 해내는 것 같다.


그 센스 있는 사람의 말을 내가 똑같이 한다고 웃기지는 않을 것 같다. 그건 그 사람이 말하는 방식으로 그 타이밍에 적절한 뜸을 들였기 때문에 그랬던 걸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동안 쌓아왔던 그 이미지가 합쳐져서 그게 웃겨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


친구 중에 재밌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어떤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그 불합리한 일을 한 사람의 대가리를 깨고 싶다고 종종 말했다. 난 그게 너무 웃겼다. 험한 꼴을 당해서 안 좋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그 순간마저도 웃음으로 표현하는 게 너무 좋았다. 나도 그 말을 적절한 타이밍에 쓰고 싶었다. 근데, 내가 그 말을 썼을 때 엄청 웃기진 않았다. 난 생활에서 성실한 이미지를 구축했었기에 그 친구만큼 웃기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제도 그 친구만큼이나 웃긴 친구와 술자리를 함께했다. 한 세 시간을 내리 웃고 나서 그 좋은 기분이 오늘까지 전해진다. 그 친구와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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