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실력이라는 것은 설득력이라 생각한다.
칸예웨스트가 한국에서 공연한 것을 보았다. 오랜만에 한 라이브 공연이라 꽤 관심을 받는 것 같다. 나는 칸예웨스트를 잘은 모르지만, 유명한 건 알고 있었고, 특히 몇몇 곡은 헬스 할 때 항상 들어왔기에 이름이 익숙했다. 요즘 너무 유명하기에 내 유튜브에는 그의 영상이 매우 많이 추천되었고, 앞서의 이유로 관심이 생겨 몇몇의 영상을 보았다.
영상 중에 꽂혔던 건 runaway라는 곡을 부른 영상이었다. 노래가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홍대병이 있어서, 유명하거나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유명한 가수의 유명한 노래는 웬만해선 싫어한다. 그런데 이 노래는 정말 좋았다. 찾아보니 정말 유명한 곡이었다. 유명한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곡이 좋다는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 어제만 50번은 반복해서 들은 것 같다.
하루를 칸예웨스트의 runaway와 함께 보내고 나니, 문득 나는 이 사람의 음악에 설득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인생을 찾아보니, 그는 실력 있는 아티스트라고 인정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예술에서의 실력이라. 호불호의 영역이 강한 곳에서 실력이라는 말이 의미가 있을까 항상 의문이었다. 실력이 좋다는 게 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어제 하루 종일 그의 음악에 홀려있는 나를 보며, 이게 실력 있는 것이구나 생각한다. 실력은 곧 설득력일 수도 있겠다.
그의 음악은 나를 설득했다. 나의 음악 세계에 와서 있는다면 너의 기분이 좋아질 거야라고. 그리고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난 설득된 것이다. 그리고 문득 세상에서 말하는 실력이란 건 설득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제 클라이언트 회사에 가서 그동안의 경과 중 핵심적인 사항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발표자리는 그제부터 이틀간 진행 되는 것이었고, 나는 그중 마지막 하루에 발표했다. 클라이언트 측 담당자는 어제의 발표가 이해가 어렵다며, 나에게 이해 쉽게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내가 정말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해를 위해 준비했던 발표의 진행 순서를 바꾸었고, 그중 핵심적인 내용을 위주로 강조하여 진행하고, 세부사항의 중요도를 낮추는 식으로 진행했다. 내 느낌엔 그러한 방법이 괜찮았고 설득력 있는 발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발표를 듣는 사람이 한 질문이 내 발표를 이해하고 한 질문이었고, 끝나고 한 식사 자리가 호의적이었던 걸 생각하면 발표가 괜찮았던 게 아닐까. 전날에 발표한 사람도 열심히 준비했단 걸 안다. 그런데 설득력이 부족하다면, 이런 요청을 받기도 했었다.
나는 타인에게 어떤 설득력을 보여주고 있었을까. 그건 효과적이었을까. 오늘은 내 행동들을 살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