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이 있었다. 외모도 내 스타일이고, 말하는 것도 잘 맞았다. 잘 되어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연락이 잘 안 되었다.
나는 남자이기에, 내 남자인 친구들은 여자친구가 연락 문제로 서운해한다고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상대방이 연락이 안 되어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다른 친구들만큼 연락 문제에 관대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반적인 여자분들보다 그 기준이 엄격했다.
내게 있어 연락이란 관심의 표현이었다. 지금 몸이 떨어져 있어도 머릿속 일 부분은 상대를 생각한다는 그런 표시였다. 일은 일, 집은 집이라고 생각하고 각각의 공간에서 다른 하나를 잊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는 비중이 다를 뿐 둘 다 머릿속에 항상 있었다. 특히 중요하게 생각되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랬다.
연락의 빈도나 연락의 양은 관심의 표현이라 느껴진다. 최근 연락하는 그 사람의 연락으로 보아, 이 관계에 이 정도의 관심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난 그런 어정쩡한 관계가 싫어서 그만하자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하나만 안 맞아도 만남을 이어가기가 부담스럽다. 그 안 맞는 게 어떤 고통을 줄지 경험했기에, 그런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이번엔 그게 연락 문제였다.
사람을 만나는 건 좀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