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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가는 사람에 대한 아쉬움

by 구십

퇴사일이 가까워져 오며, 두고 가는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진다. 문득, 떠날 사람인 나를 일상과 같이 대해주는 나의 친구들이 고마웠다.


생각해 보면 운이 좋았다. 전 직장에서도, 그리고 이직한 직장에서도, 회사에서, 난 회사 동료 이상의 친구를 만났다. 단순히 회사에서 보고 안부를 전하거나, 회사가 끝나면 전혀 만나지 않는 그런 관계를 넘어, 서로의 안부를 멀리서도 궁금해하는 그런 사람들을 두 번째 직장에서도 만났다. 회사 사람은 회사 사람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는데, 그걸 넘어선 관계를 또다시 가질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다.


담배를 같이 피는 친구가 있다. 우린 담배를 피며 회사 얘기를 하지 않는다. 어제 있었던 얘기들, 그리고 최근에 만나는 사람들, 우리가 살면서 회사 외의 경험할 수 있는 얘기들을 나누고 서로 웃었다.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담배를 피며 서로 웃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루가 빨리 갔다. 회사만으로 이루어진 인생에서 잠시 쉼표를 만들어 주었다.


점심을 같이 먹는 친구들이 있다. 우리도 회사 이야기 외에 서로 사는 이야기를 한다. 종종 주말에 만나 술을 마시거나, 가끔은 여행도 갔다. 서로 꿈을 나누고, 각자의 목표를 응원했다.


여기에서 만났던 친구들과는 회사에서의 인생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냐면 우리 각자는 회사를 언젠가 떠나, 각자의 일을 할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 만난 친구는 회사로 인해 만났지만, 회사 덕분에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아닌 그런 관계로 느껴진다.


이런 친구들과 만났던 건 돌아보니 행운이었다.


이제 퇴사를 하면, 자주 볼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긴 하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을까.


남은 친구들의 꿈을 응원한다. 모두 꿈을 찾아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기를. 우리가 종종 얘기하던 것처럼, 정상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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