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가 필요할까?' 우리 집 맞춤형 은퇴 생활비 계산기
지난 글에서 우리 집 현금흐름의 민낯을 마주하고 마음이 더 무거워졌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TV나 유튜브에서는 경고 하듯이 "노후 자금 최소 10~15억" 같은 숫자들을 던지며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15억이라니, 지금부터 뭘 어떻게 해야 그 돈을 모으지?' 엄두도 나지 않는 숫자들. 그러다 보니 다시금 문제를 들여다보기를 포기하고 외면을 택하게 된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노후 준비는 남이 정해놓은 '커트라인'을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부부인지 1인 가구인지, 어디서 어떤 삶을 원하는지에 따라 정답은 모두 다르다.
오늘은 그 막연한 15억의 공포에서 벗어나,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현실적인' 목표치를 계산해 보려 한다.
노후 생활을 어떤 컬러로 채우고 싶은지에 따라 목표 금액은 완전히 달라진다.
내가 기꺼이 책임질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는 노후의 풍경을 솔직하게 골라보자.
앞 글에서 각자 계산해 보았던 금액을 기준으로 대략 계산해 보면 된다.
A. 심플 라이프 (Minimalist): 기본 의식주와 의료비 중심의 담백하고 조용한 삶
B. 스탠다드 라이프 (Standard): 가끔 여행도 가고, 손주 용돈도 챙겨주는 조금 여유로운 삶
C. 프리미엄 라이프 (Premium): 해외여행과 여유로운 취미 생활을 즐기며 배움을 넓혀가는 삶
Tip: 통계청·금감원의 ‘적정 생활비’가 참고가 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우리 가족의 생활 방식이다
1단계에서 고른 모델에 맞춰, 현재 물가 기준으로 한 달 지출 목표액을 정해보자. (부부 2인 기준 예시)
(아래의 표는 sample이므로 각각의 가정환경에 따라 조정하여 사용한다.)
※ 1인 가구라면 위 금액의 60~70% 수준으로 조정해 보자.
이제 부족한 돈을 채우기 위해 얼마의 원금이 필요한지 계산할 차례다.
여기서 은퇴 설계의 고전인 '4% 법칙(The 4% Rule)'을 빌려오자.
‘4% 법칙’이란?
은퇴 설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원칙 중 하나가 바로 4% 규칙(The 4% Rule)이다.
이 규칙은 “은퇴 후 모아둔 자산에서 매년 4%만 꺼내 쓰면, 자산이 쉽게 고갈되지 않는다”는 경험적 연구에 근거한다.
즉, 연간 인출률을 4% 이하로 유지하면, 남은 자산이 투자 수익으로 다시 불어나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 법칙은 과거 수십 년간의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적 수치일 뿐,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는 '마법의 주문'은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전쟁이나 경기 침체 같은 변수가 상존하는 시대에는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법칙을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가 모아야 할 자산의 대략적인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1) 순 지출 갭 파악: (월 목표액) - (매달 들어올 연금 총액)
예: 부부의 목표 노후 예상 지출액이 280만 원이고, 국민연금 등 확정 소득이 150만 원이라면?
부족분 =월 130만 원 (1년에 1,560만원)
2) 필요 원금 계산: (연간 부족분 1,560만 원) ÷ 4%(0.04) = 3억 9,000만 원
막연했던 '15억'이 아니라, 내가 준비해야 할 '진짜 숫자'는 3억 9,000만 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로 변하는 순간이다.
숫자를 알면 불안은 자리를 잃는다.
이 계산의 핵심은 '원금은 지키고, 수익으로만 생활한다'는 전략에 있다.
이렇게 구조를 짜두면 (어쩌면 우리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노후가 예상보다 길어지더라도 자산이 고갈될 걱정(장수 리스크)이 없다.
설령 자산을 다 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더라도, 남은 자산은 사랑하는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여유가 된다.
이제 막연한 걱정의 늪에서 나와, 구체적인 계획의 땅 위로 올라섰다.
목표가 뚜렷해지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게 된다."그럼, 이 부족한 원금을 채우기 위해 언제까지, 매달 얼마를 더 모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