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역 vs. 발원지

by FreeBear

서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서울 북쪽을 지나 의정부까지는 중랑천과 나란히 가게 된다. 중랑천은 남쪽으로 흐른다.

그런데 양주역을 지나서 덕계역쯤 오게 되면 나란히 흐르는 하천이 중랑천이 아니고 흐름도 북쪽으로 바뀌어져 있다. 이것은 신천(莘川)이라는 이름의 하천인데 지도를 찾아보면 동두천을 지나 연천에서 한탄강에 합류되고 곧 임진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녀석이다.

따라서 양주역과 덕계역 사이에는 어떤 경계가 존재하는 건데 양주역에 내린 빗방울은 중랑천을 거쳐 한강으로 가고 덕계역에 떨어진 놈은 신천-한탄강-임진강 이렇게 경로가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이에 뭔가 뚜렷한 경계가 있어서 물의 운명이 달라진다는 건데 이러한 경계로 둘러싸여서 같은 출구 하천을 공유하는 지역을 유역 (流域, river basin)이라 부른다.

유역이란 개념은 한강유역, 낙동강 유역 이런 식으로 나눠지는데 그 경계는 산맥의 능선이 될 것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그 역으로 모든 산의 능선이 유역경계가 되느냐 하고 묻는다면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다. 단지 산맥이 길게 이어져서 큰 강의 유역경계가 되느냐 아니면 산의 끝자락이라서 조금 흘러가서 지류들로서 곧 만나느냐의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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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내 주요 강의 유역지도


이런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유역 내에서 강의 모양이란 일종의 self-similar 한 모습을 하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미세한 지류들이 합쳐 저서 좀 더 큰 지류를 만들고 걔들이 만나 하천을 이루고 결국 강의 본류로 흘러가는 모양 말이다. 아래와 같은 모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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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것은 강 사진이 아니고 가지를 뻗은 나무 그림이다.

폐의 기관지도 비슷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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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혀 관계없는 것들이 비슷한 모양을 갖고 있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에 대한 얘기는 다음으로 미룬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역" 이란 개념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수자원 공사에서는 언제나 주 관심사겠지만 (어느 지역에 집중 강수가 내리면 어느 하천의 수위가 얼마나 올라갈지 예상할 때 당연히 유역 개념이 필요하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유역보다는 발원지라는 개념이 더 유행인 것 같다. 한강의 발원지는 검룡소, 그래서 태백시에 가면 꼭 들러야 되고 거기서 사진 한 장 찍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발원지란 지금까지 확인된, 강의 본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류의 시작점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면 나무로 치면 가지 끝에서 나무 밑동까지 거리를 재서 가장 거리가 먼 나뭇가지 끝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 끝과 전체 나무와는 무슨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일까? 답은 "별로 없다"라고 생각된다. 발원지라는 건 자연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는, 사람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인위적으로" 특별한 곳이란 생각이다. 그보다는 앞에서 얘기한 유역이라는 것이 강을 규정하는 더 자연스러운 개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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