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사람으로 자라렴 내 아가.
땡! 퇴근 시간이 되면 후다닥 짐을 챙겨 나옵니다.
직장에서 벗어난 '워킹맘'이 또 다른 직장으로 출근할 시간입니다. 엄마에게 주어진 시간은 적게는 30분, 많게는 1시간! 똑딱똑딱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지만 정신 차리고 미션을 클리어해야 합니다! 아이가 집으로 오면 많이 기다리지 않게 밥을 대령해야 하거든요.
대충 차려먹어도 되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신경을 써 봅니다. 끓여뒀던 닭곰탕을 데우고 장조림을 가지런히 담습니다. 미리 손질해 냉동시켜 두었던 시금치를 해동해 조물조물 무치고 마지막으로 요즘 아이가 폭 빠져있는 파김치를 담습니다. 디저트로 요거트에 딸기, 블루베리를 얹어 냅니다.
따로 담아낼 때마다 설거지 거리가 하나 더 늘지만 추운 날 하루 종일 학교 갔다, 학원 갔다 밖에서 보냈을 아이를 생각하며 약간의 정성을 더 넣습니다. 한 상 차려 받은 아이가 이야기합니다. "엄마 너무 행복해요." 그래 이렇게 천사 같은 아이지. 소박함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자신을 위해 차려준 한 끼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힘을 냅니다.
귀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 하다는 걸 아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어. 소박하지만 큰 바람을 담아 오늘도 귀한 내 자식을 위해 나물을 다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