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다보면 예기치 못한 일도 많이 발생한다. 제일 잦은 일은 아이가 아픈 일이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갈 수 없는 날도 비일비재했고 며칠간이나 전염병으로 등원하지 못한 날도 수두룩했다. 더군다나 나의 남편은 출장이라는 변수가 무척 많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초2 아이를 7살까지 키우는 동안 그래도 가까이 계신 시부모님 덕분에 수월하게 키웠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로는 우리도 어른들에게서 독립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잠깐의 휴직 기간동안 아이와 '루틴'을 만들어 보려고 했다. 하교 후에는 간식을 먹고 집에서 간단히 공부하고 학원을 다녀오는 일. 쉽게 되지는 않았다.
아 역시 어렵다 육아
복직을 한 후에는 학교 마칠즈음 전화를 걸고 집에 잘 귀가했음을 체크했다. 집에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 학원으로 가는 시간을 또 체크했다. 바쁘다 바빠. 아이도 나도. 그래도 집에 혼자 잘 귀가해서 시간 맞추어 학원가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다.
2학년이 되었다. 돌봄을 가지 않으니 마치는 시간이 제각각이다. 간식도 먹지 못하고 온다. 간식을 챙겨놓기 시작했다. 과일에 구운계란을 간단하게 챙겨놨는데, 모자라단다. 빵류가 추가되었다.
오늘은 더 늦는 날. 그런데 하필 육아동지는 또 출장이다. 며칠전부터 고민이 많아진다.
저녁은 어쩌지? 너무 늦어지면 씻기는 건 어쩌지? 밤까지 혼자 있을 수 있을까? 고민 수십가지. 아이에겐 설명을 해두긴 했다. 도시락도 싸두었다.
그리고 혼자 합리화와 위로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때는 다 혼자 있고 그랬어. 어차피 앞으로도 혼자있을 일이 늘어날거야. 빨리 적응해야 해.
드디어 디데이! 아침에도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었다.
간단하게 저녁에 먹을 도시락도 싸두었다. 도시락에 편지도 써두었다. 좋아하는 간식도 넣어두었다.
준비완료
저녁까지 내내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수십번 전화가 왔지만 그래도 퇴근때까지 잘 버텨주었다. 심지어 숙제도 다 해두었다. 기특해 기특해. 퇴근하자마자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우리 한 뼘 더 성장한 것 맞지?
아이가 자라는만큼 엄마도 자란다.
콩알만하던 간이 자꾸자꾸 자랐다.
덕분에 나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별거 아니지만 우리는 오늘 뿌듯함을 한움큼 더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