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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과학자 Mar 19. 2024

과학자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의미

나만의 “사랑”의 의미 찾기

이 세상은 “사랑”으로 충만해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들에게서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 안의 무게, 온도, 색깔, 감촉들이 서로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은 뭘까?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각자 다른 사람들에게, 서로 다르게 느끼는 “사랑”이라는 개별적인 감정을 우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성적 호감으로 인한 호르몬 작용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이성적 호감을 느끼는 대상을 보았을 때 도파민이 분출되면, 우리의 뇌는 대상을 더더욱 원하고 갈망하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하지만, 인간의 영역 중에서 유일하게 사랑이라는 소중하고 엄청난 단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위에서 설명한 사랑은 나의 애인이 되기 전 처음 보는 대상으로 발생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오래 만난 연인들이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걸까? 단순히 도파민만이 분출되어야 사랑인 걸까?


오래된 연인들에게서는 도파민보다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이 세로토닌은 도파민처럼 쾌락의 정도는 낮지만, 행복감을 불러오고 안정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우리의 몸 설계도 상으로 처음 사랑의 시작은 쾌락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감과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과학만으로 사랑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과학으로 사랑의 모든 부분을 절대 설명하지 못한다. 그만큼 사랑은 가장 흔하지만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럼 진짜 사랑은 뭘까?

내가 좋아하는 리처드 파인만은 애처가로 과학계에서 유명하다. 과학계 사람들에게 모두의 우상이다. 난 리처드 파인만의 과학적 업적도 존경하지만, 평생 동반자인 아내에게 주었던 사랑을 정말로 존경한다. 아래는 리처드 파인만이 아내에게 보냈던 여러 개의 편지 중 일부분이다.

내 사랑 당신 정말 사랑해. 당신이 얼마나 이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알지만, 그렇다고 단지 당신이 좋아하라고 이 말을 하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라도 적으니 내 몸이 구석구석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야.

-리처드 파인만-

리처드 파인만의 편지를 보면서 단순히 사랑해라는 말을 상대방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 아닌, 사랑해라는 말을 하여 본인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아내를 얼마큼 사랑했는지, 그리고 당시 과거보다 얼마큼 더 사랑했을지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정도다.


여기서 “내 몸이 구석구석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야”를 보면서,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본인의 모습도 사랑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나에게 없던 점들이 애인에게는 가지고 있어 배운다던지,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고 같이 해본다던지,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틀렸던 생각들을 정리해 나간다던지. 여기서 포인트는 본인이 바뀌어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조선시대에 애민력이라는 단어가 쓰였다. 애민력은 추수절에는 곡식을 걷을 수 있게 군주가 백성을 다른 일에 동원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조선시대에 사용된 애민력의 애는 아낄 애다. 백성들을 아끼는 마음이 내포된 단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사랑은 누군가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아껴주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누군가를 소중하고, 진정으로 아껴주는 것은 본인보다 대상을 더 생각하는 것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어찌 보면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매우 흔하지만, 느끼는 사람마다 다르고 이를 행사하는 집단에서의 무게나 색깔들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따뜻한 연결선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그 따뜻한 연결선에 마음의 손을 올려놓고 매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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