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단상

by 새벽

휴식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오늘 내가 선택한 것.

갓 지은 귀리현미밥 꼭꼭 씹어 먹기.

뭉근히 끓여낸 미역국 먹기.

이제 곧 잠시 헤어지게 될 시금치나물 먹기.

봄이 오는 소리 봄동 된장 무침 먹기.

달큼한 제주 월동무나물 먹기.

그리고, 색감 예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보기.

추가, 과식하지 않기.


계절은 봄의 초입에 들어선 것 같다.

오늘 아침 통도사에 갔더니, 개화한 홍매화를 찍기 위해 출사 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계절을 기억하는 방법을 사진으로, 눈으로, 느낌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저장하는 사람들.

사진 찍는 사람은 길을 지나가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카메라를 잠시 내리고, 길을 지나가는 사람은 사진 찍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선다. 홍매화를 보는 모습도, 사진 찍는 모습도 그 모두가 봄을 알리는 액션이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준비하고 있으니 오랜만에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은 학원 수업을 가고, 혼자 먹는 점심 식사를 정갈하게 차려 보고 싶어서 어제 만들어 둔 나물과 미역국을 준비했다.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재생시켜 눈으로 감상하고, 입으로 맛을 음미해 본다.

더불어 양쪽 창을 활짝 열어 두고 봄의 기운을 우리 집으로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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