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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 May 23. 2023

아침식사

프라이팬에 코팅하듯 소량의 올리브유를 두르고

내 주먹만 한 큰 양파와 아기 주먹만 한 작은 감자를 얇게 썰어 달궈진 프라이팬에 하나씩 올려준다. 감자와 양파 사이에 생긴 틈 속에 데쳐서 보관해 둔 풋콩을 사이사이에 넣어 함께 굽는다. 오 분 남짓 약불에서 구워진 채소들은 수분을 뿜어내며 먹음직스럽게 되어간다.


아보카도를 네 조각내어서 그중 한 조각만 접시에 담고, 상추는 손으로 찢어서 켜켜이 쌓아 올리고 삶아둔 완두콩과 옥수수를 두 스푼씩 떠서 접시 한편에 조심스레 담아본다.


이렇게 완성한 한 접시 아침식사는 아직 식구들이 일어나지 않은 여섯 시 삼십 분부터 나 혼자 조용히 먹으며 책도 읽고, 브런치 속에 들어가기도 하면서 진행된다.


가끔 이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부지런하다고 하지만 이건 부지런함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루 일과 중 내가 기다리고 즐기는 시간이기에 부지런함은 이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오늘도 맛있게, 즐겁게 먹고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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