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21일째 : 케스트헬리 마을 산책과 Heviz 온천 호수
2023년 5월 12일 금요일, 비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 'Keszthely(케스트헬리)'에서 눈을 떴다.
방이 많고 집이 커서 추우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자정 즈음 따뜻한 히터가 켜져 잠을 아주 포근하게 잘 잔 덕분에 아주 기분이 좋다.
침실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보니 울창한 나무들이 보이고 새소리까지 들려와 마치 숲 속 산장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포근한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아침이다.
발코니에 나가 주변 마을 풍경을 눈에 담아본다.
어제 오후 비 오는 거리 풍경은 아주 고즈넉했는데 오늘 아침도 비 내리는 마을은 여전히 조용하고 한적하다.
마을 전체가 나무가 많다 보니 숲 속 한가운데 건물들이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많은 나무들 중 하얀 꽃이 탐스럽게 핀 마로니에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마로니에 나무들 위로 보슬비가 살포시 내린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면 더 좋았을 테지만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마을에 보슬비가 내리니 색다른 운치가 느껴져 이런 분위기가 꽤 매력 있다.
진한 커피를 내려 마시며 빵으로 아침 식사를 한 후 마을 산책을 나서본다.
오전에 마을을 산책 후 박물관(페스테틱스 성(Festetics castle))과 철도 박물관(Railway Museum))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유명한 호수공원을 갈 예정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을 차로 운전하며 다니는 건 마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오늘은 비와 함께 마을을 걸어 다니기로 했다.
주민들이 많지 않은 탓인지 거리엔 자동차도 뜸하고 인적도 드물다.
높지 않은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예쁘게 단장한 집들이 골목길을 수놓고 있어 어떤 길을 걷든 마음이 편하다.
아름다운 거리와 멋진 호수 그리고 커다란 공원이 있는 마을,
언제든지 마을의 아름다운 성(Festetics castle)을 방문해 잘 관리된 정원을 산책할 수 있는 마을,
또한 가까운 곳에 천연 호수온천이 있고 주변에는 자전거 도로가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는 마을....
케스트헬리(Keszthely)는 그런 마을이었다.
바로 내가 머물고 싶은 마을이다.
평일 출근 시간인데도 거리는 휴일의 오전 거리 풍경과 비슷하다.
비가 내리는데도 우산 없이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빗속을 산책을 하는 노부부도 보인다.
우리 부부만 우산을 쓰고 다니는 것 같아 우산을 접는다.
레인코트를 입었으니 이런 보슬비쯤은 우산 없이 걸어도 큰 지장이 없겠다 싶다.
나뭇잎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도 듣기 좋은 산책이다.
걸으며 무엇보다 기분 좋은 순간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자동차들이 멀리서부터 속도를 줄여 우리를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배려를 해주는 순간들이었다. 기분 좋은 배려를 받으면 저절로 신이 난다.
건널목을 건너려고 서 있는 사람이 보이면 오는 차는 속도를 줄이고 무조건 서서 건널목을 건널 때까지 기다려준다.
운전자보다는 보행자를 항상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베인 사람들...
이런 사소한 행위들로 인해 한 나라의 국민 수준을 알 수 있게 한다.
살기 좋은 나라가 별 거랴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보행자들을 우선시하는 교통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시점으로 운전자와 보행자 간에 조금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횡단보도에 건너려는 사람이 있어도 차를 멈추기보다는 먼저 자동차가 잽싸게 횡단보도를 통과하고 난 후 보행자가 건너게 되는 상황이 많은 걸 보면 마치 보행자가 자동차 운전자를 배려해주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과거보다는 보행자를 위한 배려를 하는 차들이 훨씬 많아졌지만 아직도 우리는 운전자 우선주의가 우리의 몸에 배어있는 듯하다.
나도 때때로 운전을 하면서 길을 건너려고 길 옆 횡단보도에 서 있는 사람을 못 본 체 지나가버리는 경우가 많고 멈추려고 해도 뒤에 다른 차가 가까이 오고 있는 걸 보면 혹여라도 사고라도 날까 싶은 마음에 멈추지 않고 지나갈 때도 있다.
바쁜 일상 탓으로 돌린 채 보행자에 대한 배려 정도는 가볍게 생각해도 된다는 것이었을까?
양보와 배려에 대해 많이 반성하게 된다.
약 20분 정도 걸으니 철도 박물관에 도착했다.
철도 박물관 야외 한쪽에는 산양의 뿔을 이용한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아이디어가 꽤나 독특하고 창의적이다.
'Totem'이라고 제목을 붙여놓았는데 그들이 신성하게 믿었던 식물? 동물?
겉의 형체만 봐서는 무엇을 표현 한 건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무섭게 생긴 괴물 같기도 하다.
이 박물관은 두 곳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한쪽은 사냥 박물관(Hunting Museum)이고 다른 한쪽은 우리가 방문할 철도 박물관( Keszthely Model Railway Exhibition)이다.
사냥 박물관에는 벌써 15명 정도의 학생 그룹이 교사와 함께 현장학습을 와 있다.
이곳에 있는 철도 박물관은 유럽 전역에서 가장 큰 철도 모델링 박물관 중 하나라고 한다.
조형물들이 아주 정교했는데 크기는 작지만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정밀하다.
75대의 소형 열차가 실제 기차역에서 정확히 정시에 출발하여 작은 마을들을 지나가도록 되어있다.
기차역 역시 크기가 수백 배로 축소된 원본의 정확한 사본이다.
헝가리의 Balaton 호수 마을을 비롯해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 트리에스테까지의 기차 노선과 터널, 독일 일부(뉘른베르크, 슈바르츠트의 검은 숲의 눈 덮인 산)의 철도를 볼 수 있었는데 오스트리아를 통과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철도 중 하나인 Semmering-Klamm 세계 최초의 산악 철도도 만들어 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 Mozart의 동상과 그의 생가가 보이는 잘츠부르크 마을이 보이니 또 새롭다.
특히 우리가 어제 방문했던 케스트헬리 주변마을, 부더소니(Budacsony)의 철도역과 철길을 정교하게 잘 표현해 놓고 있었다.
정말 미니어처들이 정교하고 실감 나게 만들어졌다.
지금도 마을에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케스트 헬리의 기차역은 1903년에 처음 지어졌고 계속 리모델링을 해오면서 현재 모델은 2017년에 확장된 것이라고 한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관람하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기차 박물관에서 나와 우리는 'Festetics castle(페스테틱스 성)'로 향했다.
철도 박물관 바로 맞은편에 있는 곳인데 궁전처럼 아름다운 백색의 성이다.
바로크 양식으로 된 궁전이었다가 현재는 'Houses of the Helikon Palace Museum'으로 사용되고 있다.
Feštetić는 16세기 크로아티아 출신의 헝가리 백작과 왕자로 역사적인 귀족 가문의 이름이다.
Festetics는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지주였고 병원을 비롯해 학교들과 유럽 최초의 농업대학을 세웠다고 한다.
1745년에 Kristof Festectics는 이 성을 처음 짓기 시작했는데 무려 1세기 이상 지속되었다고 한다.
그의 손자 György Festetics는 1792년에 이 성의 개조 및 확장 작업을 계속하기 시작했고 그 후 성은 현재의 형태에 도달하지만 1880년대에 폐허가 되어 다시 짓기 시작한 후 처음 성의 3배로 크기가 늘어났다고 한다.
결국 건축가가 사망했을 당시 이 궁전은 헝가리에서 가장 큰 3대 집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Festetics Palace의 문에 들어서자마자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온 기분을 들게 하는데 매년 정원사들이 연간 7만 그루를 심는다는 이 정원은 그 자체로 신성하고 아름다운 자연보호 구역으로 되었다.
깨끗하고 말쑥하게 잘 정리된 조경들 말끔하게 다듬어진 잔디, 아름다운 분수, 매력적인 조각상들....
이 아름다운 정원을 아무 때나 걸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 마을에 머물 가치가 충분하다.
과거 20년 동안 많은 나라의 대통령들은 물론 왕과 왕비가 이 성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방문했고 매년 20만 명이 이 성을 방문한다고 한다.
성 내부에는 수많은 방이 있는데 18,19세기의 귀족의 생활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미로처럼 된 방들을 돌아다니며 내가 마치 그 당시 귀부인이라도 된 듯 화려하게 장식된 성에서 헝가리 귀족의 진정한 생활을 느끼며 돌아다녔다.
방들에 치장되어 있는 인테리어들은 윤이나는 벨벳, 금, 고급진 오크나무의 섬세하고 정교한 상감이 어우러져 한편 너무 고급지고 과하다는 느낌도 들긴 했다.
성 안에는 자그마한 성당도 만들어 놓았는데 의외로 소박하다.
특히 이 성에서의 보고(寶庫)는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말하길 전쟁과 약탈의 참화에서 살아남은 도서관은 세상에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이 성안에 있는 도서관은 행운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 장교가 벽을 막아 2세기에 걸쳐 수집된 극히 희귀한 책들을 보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500년 이상 축적된 헝가리 및 외국의 지식과 예술이 유일하게 보존된 헝가리 귀족의 도서관을 보고 있자니 약간 흥분이 되기도 했다.
성 관람을 마치고 출구 쪽으로 나오자 현장학습을 나온 학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 십 대의 학생들이 이 궁을 보고 느끼는 생각과 느낌이 궁금하다.
성을 나오자 잠시나마 귀족이 되었다가 현실의 평범한 서민으로 돌아온 나를 깨닫자 답답한 기분도 들고...
좀... 그렇다.
오랜 시간 걸어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마을 중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친절한 주인이 우리를 맞는다.
슈니첼과 따뜻한 굴라쉬를 주문해 먹었는데 궁합이 맞는 주문이었다.
비 오는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굴라쉬는 나의 몸을 녹여주었고 양 많은 두 장의 슈니첼은 나의 허기짐을 충분해 채워주었다.
비는 서서히 그쳐가고 우리는 마을에서 가장 큰 공원인 Helikon Park를 가로질러 호수 공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공원 길 양쪽으로 울창하게 서있는 나무들 가운데를 걸어가는 기분이 꽤 좋다.
그 끝에는 드 넓은 호수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 탓인가?
썰렁한 공원엔 사람이 거의 없고 석회수로 뿌연 회색빛 호수만 세찬 바람에 높게 출렁거리고 있다.
마치 바다의 파도만큼이나 높다.
호수에서 크루즈를 탈 수도 있고 다양한 수상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오늘은 아닌 것 같다.
호수 주변을 잠시 걷다가 조금은 서운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기로 했는데 낮잠까지 자고 말았다.
꿀잠이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후 3시가 넘었다.
서둘러 Hévíz(헤비츠) 온천 마을로 향했다.
자동차로 10분(8km) 정도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 마을엔 자연 온천 호수가 있는데 1년 내내 따뜻한 물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무성한 녹색 숲 가운데 38m의 깊이의 청록색 호수 그리고 미네랄을 함유한 따뜻한 온천수가 우리를 유혹한다.
바로 'Hévíz Lake'이다.
헤비즈 호수'Lake Hévíz'는 벌러톤 호수 서쪽 끝에 있는 호수인데 온도가 높아 수영이 불가능한 뉴질랜드 프라이팬 호수 다음으로 큰 두 번째 호수라고 한다.
최소 수심은 2m이고 최대 수심은 무려 38m에 이른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튜브를 가지고 호수에 들어간다.
튜브를 준비해 오지 않은 우리는 튜브 없이 맨 몸으로...
이 호수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허약한 아이를 이 물로 매일 아이를 씻겨 튼튼하게 만들었는데 그 아이는 기독교를 국교로 만든 롱로마 플라비우스 테오도시우스 황제였다.
로마인들이 Hévíz에 살았던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현재 헝가리의 Egregy 지역과 Hévíz의 다른 지역에서도 로마 동전, 토기들이 Hévíz 호수 바닥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Hévíz Lake의 기원은 어제 방문했던 Budaczony(부더소니)마을의 화산폭발로 현무암 산과 Balaton 호수 자체가 탄생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즉 화산 활동 이후의 첫 번째 징후가 바로 최초의 Hévíz 온천과 같은 온천의 분출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우리가 오전에 방문했던 Keszthely 마을의 Festetics castle을 완성한 Count György Festetics가 1795년 Hévíz에 최초의 온천 건물을 지은 후 이 온천은 헝가리와 해외에서 빠르게 유명해졌다고 한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많은 유명인사와 정치가들이 휴식과 회복을 위해 마을 헤비츠를 찾았고 1983년에는 오스트리아 총리가 이곳에서 휴양을 했다고 한다.
몇 년 전 그리스 산토리니(Santorini)의 바다 한 곳에서 따뜻한 물이 나온다기에 바다 온천 수영을 해 본 적은 있지만 호수가 따뜻한 곳은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
그리고 숲으로 둘러싸인 38m의 깊은 청록색 아름다운 호수에서 라니....
말만 들어도 흥분되고 긴장도 된다.
오후 4 시즈음 되어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실내와 실외에서 온천을 즐기고 있다.
호수로 들어가는 문들은 꽤 많은데 원하는 곳에서 바로 호수로 뛰어들면 된다.
드디어 물에 담그는 순간....
청록색의 미지근한 호수물이 나를 반긴다. 와!! 기분이 날아갈 것 만 같다.
눈으로는 차가울 것 같은 진한 청록색 물이 내 몸에 닿으면 따뜻한 물로 변하는 마술을 부리는 것만 같다.
이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넓고 광활한 호수와 조용한 주변 그리고 쾌적한 공기...
이게 바로 치유이자 힐링이 아닐까?
이 물은 류머티즘 및 운동성 질환에 특히 좋다고 하는데 정말 몸을 담그고 있기만 해도 저절로 몸이 치유가 될 것 같다.
아름다운 주변 풍경과 함께 호수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 실내로 들어갔는데, 어라?
외부보다 물이 더 따뜻하다.
실내 한쪽 벽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정된 자리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었는데 3분 간격으로 종소리가 울리면 모두가 옆자리로 이동을 하고 있다. 흥미로운 마사지 시스템이다.
우리도 경험해 보고 싶었지만 그 마사지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꽤 많아 우리는 단념해야 했다.
아쉽다.ㅠㅠㅠ
헝가리 여행 중 독특한 힐링과 체험을 아름답고 신기한 곳에서 했다.
아름답고 따뜻한 호수에서 실컷 놀다 오니 기운이 없다.
헝가리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식사는 있는 음식 모두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숙소에 오일이 준비되어있지 않은 탓에 버터를 사용하기로 했다.
버터에 구운 감자와 양배추 버터구이, 그릴에 구운 소시지, 달걀 프라이, 버터 옥수수 구이, 내가 만든 오이무침 그리고 오늘의 메인 디시로 양념에 절인 소고기 그리고 한 가지 더 없어서는 안 될 와인까지....
남은 재료로 요리를 했더니 푸짐한(?) 성찬(盛饌)이 되어 버렸다.
식탁 위에 차려진 모든 음식에 한번씩 만 손이 가도 꽤 많은 양을 먹을 것 같다.
와인이 오늘따라 술술 들어간다.
따뜻한 온천에서 두세 시간이나 수영을 하고 난 후라 갈증도 나고 몸도 지쳐있는 상태에서 와인을 마시니 더 취기가 돈다.
발코니로 장소를 옮겼다.
깜깜한 숲 속에 있는 것처럼 주변이 온통 나무로 뒤덮인 숙소라 모든 소리에 민감하게 된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까지 들리는 조용한 밤이다. 기분 좋은 빗소리다.
헝가리의 작은 마을 케스트헬리에서 이렇게 감상에 젖어 있는 나 자신에 스스로 놀란다.
잠시 발코니에 앉아 그동안 우리의 이번 여행을 자꾸 곱씹어 본다.
남편은 헝가리 여행이 백점 만점에 백점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특별하고 잊지 못할 순간들에 대해 웃으며 얘기할 수 있음에 감사해하고 다음에도 이런 여행을 하자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시간이 후딱 간다.
약 이십 일간의 부다페스트살이 후에 사흘동안의 아름답고 조용한 발라톤 호수 마을 여행을 끝으로 헝가리 여행을 마무리하게 된 것이 더욱 멋진 일이었던 것 같다.
밖에는 다시 비가 내리고 있다. 아주 조용히....
마치 우리가 나누는 여행 이야기를 엿듣듯이 말이다.
이렇게 마지막 헝가리에서의 밤은 빗소리와 함께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