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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Jun 07. 2021

크루즈타고 중동여행:(12)오만의 무스카트를 방문하다.

올드무스카트

크루즈에서 점심 식사를 간단히 하고 오늘은 신밧드의 나라, 오만의 무스카트를 방문할 계획이다.

점심식사 후에 내려 저녁 7시까지 들어오면 된다. 

오만의 국기

오만은 중동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산악지대가 많고 바다와 접해 있는 국가이며, 수도인 무스카트는 오만만에 근접해 있는 도시이다. 이슬람 국가이지만 시아파도, 수니파도 아닌 제 3의 입장에서 잘 견지하고 있는 국가이며 비교적 치안이 안전한 나라라고도 알려져 있다. 1970년까지 오랫동안 오만의 이름에 '무스카트'를 함께 써서 '무스카트오만'이라고 불렀으며, 무스카트의 의미는 '정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무스카트에는 16세기에 포르투갈인이 세운 요새 2채가 있고 도시가 내려다보이며 옛 성벽과 몇 개의 성문도 남아 있다. 이 중 한 개는 우리가 방문할 요새이다. 


우리 부부는 무스카트에 도착해서 가이드 없이 하루동안 우리끼리 자유롭게 다니기로 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무스카트의 시내버스 노선과 배차시간 및 이동 거리들을 출력해 온 탓에 별 무리없이 다니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에서 내려서 부터 우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시간에 맞춰 와야할 시내버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항(port) 근처에 있어야 할 정류장 표지판이 제대로 서있지 않았고 시내버스가 어디에서 설 지 가늠을 할 수 없었다. 

잠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저 멀리서 붉은색 시내버스가 온다. 버스안내판을 보니 우리가 가려는 목적지가 쓰여 있길래 급한 마음에 손을 번쩍 들어 세우고 올라탔다. 시내버스가 원래 서야 했던 곳에 선 것인지, 아님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무턱대고 손을 흔들길래 섰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기사는 우리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고 다행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휴~~

이것도 여행 중 겪는 당황스러움이지만 나름 해결이 되고 나면 웃으며 기억할 수 있는 해프닝일 뿐이다. 당시에는 절박하고 조급하지만 해결이 된 후에는 엉뚱하게도 카타르시스와 같은 기분을 겪기도 한다. 이래서 여행을 계속하는지도 모르겠다.

시내버스에서 바라본 올드무스카트 성문 입구

역시 이 도시에서도 버스 앞자리는 여성들만 이용을 할 수 있고 뒷자리는 남, 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아부다비에서도 그랬는데... 중동 국가에서는 버스에서 승하차할때 이런 문화가 일반적인 듯 하다. 


무스카트의 건축 양식들은 아랍을 비롯해 포르투갈·페르시아·인도·아프리카를 비롯해 서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들여온 양식들과 혼합되어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우리의 목적지인 술탄의 궁전(Al Alam Palace)은 인도 양식으로 지어진 200년이상 된 해변에 위치한 멋진 궁전이며 술탄이 손님을 맞을때 활용하고 있는 궁전이라고 한다. 

올드무스카트의 첫 인상은 관광지답지 않게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파란 하늘아래 대리석이 펼려져 있는 하얀 건축물, 왕궁! 그리고 왕궁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돌산들과 곳곳에 보이는 고성과 요새들...

다른 나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하고 색다른 분위기이다. 

Al Alam Palace 입구와 대리석으로 된 회랑
Al Alam Palace 외관의 모습


왕궁 옆에는 국립박물관이 있다. 하지만 오늘은 휴관이라 방문은 못했지만 입장료가 현지인 입장료와 비교해 무려 5배가 넘는 입장료를 받고 있다. 무려 한화 2만원정도 하는 입장료이다. 무턱대고 방문하기는 망설여졌을 듯 하다.

방문하려했던 계획을 바꿔 대신 왕궁 주변을 산책했다. 야자수 나무가 거리 전체를 줄지어 서있고 다양한 꽃들과 나무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바람불어 좋은 깨끗하고 상쾌한 거리다. 

왕궁 주변의 거리

산책 후 시내버스를 타고 Riyan Park로 향했다. 가는 길에 창문을 통해 엉뚱한 건물이 눈에 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는 듯하여 답답함을 갖고 있다가 나중에 물어 알아보니 생뚱맞기도 우습기도 한 이 건물은 레스토랑이란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도시 경관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눈에 띄는 곳에 번듯하게 서있으니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혹시 무스타크의 랜드마크가 된걸까?

Riyan park로 가는 길에 본 독특한 조형물
Riyan Park

바다 옆 Riyan Park공원에는 많은 가족들이 소풍을 나와 여유를 즐기고 있었는데 공원이 상당히 넓고 깨끗하게 조성되어 있다. 한쪽에 위치한 공원 근처의 요새에 올랐는데 이 요새의 이름은 무트라요새(?)로 생각이 든다. 유명한 알잘랄리 그리고 알밀라니요새가 있지만 이 요새들은 왕궁 근처에 있고 일반인은 아직 입장이 안되는 요새인 듯 했다. 이 요새도 얼마전까지 입장이 안되었던 요새이다.  

Anyway~~

계단을 한참 올라 요새 정상에 오르니 푸른 바다가 아래로 보인다. 요새 안에는 예전에 사용했던 대포가 아직도 놓여있다. 바다로 들어오는 적들을 감시하고 물리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요새인 것 같다. 

요새의 뚫어진 창을 통해 보이는 바다가 지금은 매력적이고 평화롭게 보이지만 과거 그 당시에는 얼마나 두렵고 살벌한 장소였을까? 짙푸른 잔잔한 바다가 두려움과 공포의 바다였겠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바다가 무서운 느낌으로도 다가온다.

 

요새의 창으로 내려다 본 바다

공원과 요새를 방문하고 우리는 바다 옆에 있는 무트라 수크로 향했다. 이 전통시장은 미로처럼 얽혀있는 좁은 길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 현지음식과 직물들, 옷들, 보석과 수공예품 등을 전시해놓고 팔고 있었다. 값이 저렴하고 좋은 물건이 많다며 주인들이 직접 가게 앞에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잠시 쉬기위해 커피를 팔고 있는 조그마한 가게에서 커피를 주문해 마시니 중동의 커피답게 진하고 향이 강하다. 또 다른 골목을 돌아보니 한국에서는 비싼 캐시미어를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팔고 있지만 선뜻 사지 못했다. 믿지 못해서였을까? 지금도 그때 눈여겨 본 노란색 캐시미어 스카프가 내 눈에 자꾸 어른거린다.   

무트라 수크

문득, 시계를 보니 배로 돌아가야할 시간까지 얼마남지 않아 꼼꼼히 돌아다닐 여유가 없어 아쉽지만 우린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야 했다. 

올드무스카트에서 벗어나 이곳에서 조금 먼 무스카트의 신 시가지로 가기로 했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아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 기사가 우리에게 시내투어를 저렴하게 해 줄 수 있다며 가이드를 청한다. 몸이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우리는 택시기사에게 무스카트 시내관광 안내를 맡긴 채 그가 안내하는 곳으로 다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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