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리에 오면 반드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 있었다.
파리의 많은 미술관들과 오페라하우스였다.
예술의 도시를 방문했다면 여행 중 하루쯤은 고급스럽게 꾸며진 갤러리에서 이름난 미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보고 싶었고 또 훌륭한 음향 장치가 완비되어 있는 화려한 오페라하우스에 들러 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경험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파리 방문 당시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을 들른 적이 있던 우리는 이번엔 프띠 팔레, 그리고 오페라 가르니에를 방문하기로 했다.
눈부시게 화려한 오페라 가르니에 관람석에서 웅장한 관현악 소리와 오페라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이 될지 상상만 해도 행복했다.
다행히 우리가 파리에 머무는 동안에 발레 공연이 있다.
우리는 공연 한 달 전 오페라 가르니에서 열리는 발레 공연 티켓을 미리 끊고 파리로 향했다.
이런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파리에 머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오늘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으로 떠나기 전 파리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
낮 동안에는 갤러리에서 예술작품들을 감상하고 저녁엔 오페라 하우스에서 발레 공연을 관람하기로 했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흐린 오후, 1892년 프랑스-러시아의 공조를 성사시킨 러시아의 알렉상드르 3세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화려한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건너 쁘띠 팔레(Petit Palais)에 도착했다.
역시 파리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알려져 있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쁘띠 팔레는 잘 어울린다.
화려한 장식과 아름다운 형태의 이 다리가 마치 쁘띠 팔레를 들어가는 입구의 문처럼 느껴졌다.
프띠 팔레는 파리가 소유한 박물관 중의 하나인데 고대, 중세 컬렉션과 함께 많은 나라의 예술작품, 특히 19세기 프랑스의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어서 더욱 좋다.ㅎㅎ
잔뜩 흐린 하늘이었지만 그 아래 펼쳐진 쁘티 팔레의 자태는 고풍스럽다.
소중하고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숭고한 장소임을 과시라도 하려는 듯....
내부에 들어가니 눈 앞에는 귀한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고개를 들어보니 고급진 천장화가 어딘지 모르게 나를 위압하고 있음을 느낀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전시물들의 배열 등 공간의 구성에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진다.
전시실을 둘러 보고 있노라니 마치 작품들과 내가 소통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도 들어 이곳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을 온전히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걸음의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이 순간의 분위기와 느낌들이 내 머릿속이나 마음속 깊이 뚜렷하게 기억되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다른 전시실 한쪽에선 학생들이 미술 수업을 하는지 전시된 그림을 보며 각자의 스케치북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내가 지나가면서 스케치북을 흘낏 쳐다보자 나와 눈을 마주친 여학생이 쑥스러운 듯 웃으며 그리고 있던 그림을 손으로 가린다.. ㅎㅎ
함께 온 선생님은 학생들과 얘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학생 개개인마다 지도를 해주시는 듯하다.
소위 '현장학습'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갤러리에 직접 와서 수업을 하는 미술 수업이 있을까?
'이곳 아이들은 참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파리가 '예술의 도시'라고 불리는 충분한 이유를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환경과 분위기에서 직접 걸작들을 만나면서 미술 수업을 한 학생과 학교 내 교실에서 미술 수업을 받고 자란 학생들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안타깝게도 한국에선 교육과정에 편재된 예술교과의 시수마저도 다른 교과에 밀려 점점 줄고 있다고도 하는데.... 그래도 되나 싶다.
한국의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해진다.
갤러리 안에서 미술 수업을 하는 교사와 학생들
갤러리 내부가 참 편안하다.
그림들도 조각품들도 그리고 분위기마저도 나를 편안하게 해 준다.
불편하고 부자유스러운 자세로 신경을 쓰며 다녀야 하는 갤러리가 아닌 마치 우리 집 거실과도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다.
갤러리 안을 채우고 있는 소품도 그림과 잘 어울려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는데 한몫을 하고 있었다.
공간을 밝히고 있는 조명과 가구들의 배치와 색상들이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전시실에는 화가 시슬레(Alfred Sisley)의 작품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사실 나는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복잡한 마음이 한순간 녹아 내리고 차분해져서 결국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
뚜렷하고 선명한 실루엣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정감이 가고 편안한다.
'물의 화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화가, 시슬레.
물에 대한 색채와 물빛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표현해 '물의 화가'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으며 조용하고 차분한 걸작을 그린 인상주의 화가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방문할 마을 '모레 쉬르 루앙(Moret-sur-Loing)'은 시슬레가 매우 사랑했던 마을이며 그는 이 마을에서 60세의 생을 마치면서까지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남기기도 했다.
어찌 이 아름다운 마을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마을의 분위기와 풍경이 많이 기대된다.
시슬레 그림 옆에는 인상주의 대표화가라고 할 수 있는 모네의 그림 '인상, 해돋이'를 볼 수 있었다.
액자 속에 담겨있는 그림은 비록 크지 않지만 모네의 그림은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모네가 이 그림을 발표했을 당시, 이 그림에서 '르 아브르(Le Havre)' 마을의 크레인이 보인다는 이유로 국가의 경제적 재건을 의미하는 그림으로 평가를 하고 모네의 그림을 언론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모네 정작 자신은 르 아브르(Le Havre)의 풍경이라고 정확히 대답할 수 없어서 그저 제목을 '인상'이라고 이름 지어졌다는 말도 있다.
인상주의 그림을 나라의 경제 발전과 연관시켜 감상하기엔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정치적인 주장이라는 생각에 기분은 썩 좋지 않다. 한마디로 메마른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주장한 평론이었지 싶다.
'르 아브르(Le Havre)'는 노르망디 연안에 있는 항구도시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우리 여행 방문지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Ingres, Géricault, Delacroix, Courbet, Monet, Sisley, Pissarro, Cézanne, Danger, Modigliani 등 대부분 1800년대에서 1900년대 사이의 프랑스 화가의 작품들이 전시된 이 프띠 팔레는 관람객들에게 그 시대의 프랑스 미술의 발전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19세기의 그림이 많다 보니 그 당시 가난한 파리 민중들의 현실을 반영한 그림들이 더러 눈에 띈다.
이런 작품들 앞에 서면 쉽게 지나쳐지지가 않는다.
화려한 귀족의 초상화나 새초롬하게 앉아있는 귀족 여인의 그림을 보는 것보다 왠지 파리 시민들의 실상을 보는 그림이 나에겐 더 정감 있게 다가온다.
화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고 또 그림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나 조차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품들이 많다.
감히 내가 생각하는 '걸작'은 시대가 한참 흐른 후에도 변한 없이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는 미술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고 있거나 작품에 대해 평론을 할 만한 전문가는 더욱 아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림에 대해서는 그 이유에 대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처럼 많은 그림들을 마주하고 비교해 보니 나의 취향이 더욱 뚜렷해짐을 느낀다.
몇 시간이고 머무를 수 있는 이곳 쁘띠 팔레를 둘러보다 보니 다리가 무거워진다.
그래서 많은 걸작을 잠시 뒤로 하고 우리는 쁘띠 팔레의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장소인 중정(정원)으로 이동했다.
바닥에 깔려있는 섬세한 모자이크와 통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조각상들, 그리고 천장에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들로 인해 나의 눈은 행복했지만 올려다봐야 하는 나의 목은 조금 피곤했다.
반원형의 가든이며 열주가 무척 아름다운 정원이 눈앞에 있다.
갤러리 내부에 연못과 꽃 그리고 나무들이 어울려 이렇게 멋진 환상의 정원을 만들고 있을 줄이야..
쁘띠 팔레 정원에 있는 “ Le jardin du petit Palais”이라고 하는 아담한 카페가 다양한 메뉴와 함께 날 유혹한다.
노곤함이 느껴지는 몸 기운과 우중충한 날씨 탓에 따뜻한 커피가 생각나 중정 내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는 이 카페는 커피, 와인 그리고 간단한 식사를 할 수도 있는 곳이었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도 커피맛도 좋지만 무엇보다 정원의 분위기에 취해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 이 정원을 설계한 사람은 왠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을 것만 같다.
'화려함'과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로 프띠 팔레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을 느낀다.
이 두 단어가 내가 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으면 좋겠다.
고풍스럽고 세련된 아름다움 그리고 화려함까지 이 모두를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파리인들이 많이 부럽다.
역시 파리의 갤러리는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갤러리를 가끔 방문하지만 이렇게 편안하면서도 고급지고 아름다운 갤러리는 매일 방문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언제든 어느 전시실에 가더라도 유명한 예술작품들이 자리하고 있고 전 시대를 아우르는 걸작들이 여기저기에 전시되어 있으며 게다가 아름답게 조경된 멋진 정원까지 제공되는 곳..
하물며 파리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언제나 무료로 개방되어 있는 친절한 박물관이라니...
이런 곳을 파리 말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몇 시간 동안 눈이 행복했으니 이젠 눈과 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곳으로 향할 시간이다.
저녁 7시 발레 공연을 보기 위해 우리는 오페라 가르니에(Opéra Garnier, Opéra de Paris, Palais Garnier)를 방문했다.
오픈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화려함을 느껴보고 싶었다.
오페라 가르니에는 1875년, '샤를 가르니에(Charles Garnier)'에 의해 설계된 건물로 그 당시 건축학적 걸작 중 하나로 평가된 곳이다.
바스티유 오페라 홀이 생기기 전까지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이라고 불렸으며 이후 건축가의 이름을 따서 '오페라 가르니에'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기도 한 이곳은 사실 외부의 모습보다 내부의 모습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오죽하면 음악회 관람이 아닌 홀 내부만 관람하는 여행코스까지 있다고 하니 말이다.
오페라 가르니에를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홀의 압도적인 장면에 압도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화려한 궁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위대한 건축이었다. 그야말로 아름다움과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는 건축양식 중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높은 천장엔 샤갈(Chagall, Marc)의 그림으로 우리의 눈을 행복하게 해 주었고 계단을 통해 공연장으로 올라가며 만나는 우아하고 화려한 샹들리에와 앞에 펼쳐진 홀 중앙 계단은 내 발걸음을 갑자기 우아해지도록 만들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뛰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아한 귀족 부인이라도 된 양 고고하고 기품 있는 자세로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고 내게 속삭이고 있었다.
아~~ 이런 장소에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와야하는데 그랬다. ㅠㅠ
우리가 관람할 발레 공연은 세 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창작발레와 고전 그리고 마지막엔 유명한 '라벨의 볼레로'였다.
창작발레와 고전발레는 열댓 명이 함께 춤을 추는 화려하고 일사불란한 군무였다.
intermission 동안에 관람객들이 나와 담소를 나누는 장면1부 공연이 끝나고 약 15분 정도 되는 intermission 시간을 활용해 잠시 공연장을 나왔다.
그동안 커피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조그마한 카페도 오픈되어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담소를 나누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와인을 마시며 대화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우아하게 보인다. ㅎㅎ
오페라 하우스 내부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어느 한 곳도 평범한 장식이 없다.
특히 '살롱 드 글라시에(Salong Du Glacier)'는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을 마치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화려함으로 나를 감동시켰다.
'화려함'이란 말은 이런 광경을 보고 사용하는 단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지금은 이 형용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샹들리에와 기둥들 그리고 대리석 바닥과 멋진 그림이 그려져 있는 천장 모두 휘황찬란함으로 덮여 있다.
어찌 이리도 화려할 수 있단 말인가!
살롱 드 글라시에(Salong Du Glacier) 나의 예약석이었던 2층 정면 박스석 출입문이 있는 복도의 분위기마저도 고급진 고풍스러움을 자아낸다. 최고의 대리석을 사용한 고급진 문양의 바닥과 복도에 배치되어 있는 음악가들과 철학자들의 흉상들까지도 이곳 오페라 하우스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었다.
웅장함과 화려함으로 가득한 오페라 가르니에 내부
오페라 가르니에에서의 나의 잊지 못할 경험은 홀의 웅장함과 화려함 외에 나이 지긋한 중년 부인의 배려에 감동을 받은 기억이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한국에서 공연을 예약할 당시 이미 많은 자리가 매진이 된 탓에 안타깝게도 남편과 옆자리에서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가능한 자리가 없어 남편과는 다른 박스석에 앉아 관람해야 했다.
내 옆에 앉아서 관람하던 중년 부인께서 나에게 남편과 떨어져 관람을 하고 있냐고 묻는다. 그러더니 본인께서 선뜻 당신의 자리를 바꿔주신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친절한 부인의 배려로 intermission이 끝난 2부 공연부터는 우리는 옆에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얼마나 고맙고도 행복했던지...
남편과 옆자리에 앉아 관람할 수 있었던 기쁨만큼 파리의 아름다운 부인에게 느꼈던 친절과 배려, 그리고 그로 인해 나에게 전달된 행복이 우리의 파리 여행을 훨씬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해 주었다.
누가 파리인들이 냉정하다고 했던가!
2부 공연에는 '미니멀리즘'의 음악이라고도 불리는 라벨(Maurice Ravel)의 '볼레로(Bolero)'를 배경으로 발레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었는데 사실 나는 이 프로그램이 제일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다.
라벨의 '볼레로'를 순수하게 오케스트라만으로 연주하는 음악회는 가 본 적이 있지만 음악에 맞추어 발레를 하는 공연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사실 볼레로는 발레를 위한 춤곡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발레와 함께 관람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라벨의 볼레로 발레 공연은 오페라 가르니에(파리 오페라 국립극장)에서 초연했으며 그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한 번 들으면 뇌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는 강렬하고 단순한 리듬과 템포 그리고 약간은 오리엔탈적인 멜로디의 볼레로!
단순하지만 점점 클라이맥스로 치닫으며 고조되는 오케스트라 연주의 리듬과 템포에 맞춘 발레리나의 격동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다는 행복한 상상에 벌써부터 내 마음은 한참 전부터 설레고 있었다.
라벨의 볼레로는 발레리노(ballerino)한 사람으로 이루어지는 단독 공연이었다.
드디어 피아니시모로 시작된 작은북 소리와 리듬은 내 몸에 소름을 돋게 한다.
아~~!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발레리노는 오케스트라의 작은북 소리에 맞춰 서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숙련된 몸동작과 열정 그리고 몸의 유연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다소 격정적인 발레 동작은 숨소리마저 크게 낼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은 숨 막힘을 만들어냈다.
그건 격정이었으며 카타르시스(catharsis)였다!!
마치 18~19세기의 귀족 부인이라도 된 듯 나는 오늘 파리에서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파리의 모든 것들이 나를 행복에 겨워하는 귀족 부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렇듯....
파리는 낭만을 만끽하기에 한치의 부족함이 없는 도시였다.
Mer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