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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Apr 03. 2022

미리 즐기는 6개월의 설렘

터키, 불가리아 여행을 준비하다.

우리 부부의 해외여행은 2019년 11월. 그리스(Greece) 여행을 마지막으로 멈추고 있었다.

해마다 두세 차례 여행을 했는데 2년이 넘도록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실 우리는 2020년 4월 불가리아를 여행하기 위해 비행기표와 숙소, 렌터카를 모두 예약해 놓은 상태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계획을 10월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상황은 더 악화되었고 우리의 여행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이미 해둔 모든 예약을 취소해야만 했다.

그리고 언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만을 기다리고 있던 차에 그로부터 약 2년 후 지난 3월 21일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국내 자가격리가 면제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우리 부부는 2년 전 방문하려다 취소가 된 불가리아 여행을 위해 바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결국

'2022년 9월 14일 출발, 10월 10일 한국 도착',

약 27일 동안 불가리아(Bulgaria)와 터키(Turkey) 여행을 하기로 했다.



여행지가 하필 불가리아?  왜?


발칸 반도에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는 불가리아는 수 천 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나라로 슬라브족, 불가리아 원주민, 트라키아인 등의 여러 민족이 함께 살아왔고 특히 그리스 문화에 크게 영향을 받은 나라이다.

우리가 이 나라를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의 첫 번 째는 불가리아는 관광 국가로 아직은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닌 탓에 다른 유명 관광지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지 않은 조금은 한가하고 조용한 장소를 찾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몇 년 전 조지아를 여행하고 나서 인간의 손이 덜 탄 조지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매료되었고 그들의 소박한 삶과 문화에 매력을 느낀 우리는 꼭 다시 한번 그 나라를 방문하기로 했었다.

그러던 중에 발칸의 불가리아가 우리의 여행 취향에 적합한 나라(손타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 오래된 유적과 유물)라는 생각이 들었고 불가리아 인들의 오랜 발자취들을 통해 그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의 증거들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또한 불가리아 흑해 연안은 휴가를 위한 멋진 장소로 알려져 있어 태양과 모래 그리고 바다의 아름다운 조합을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마음도 선택의 이유에 있었다.



불가리아 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터키를 여행할 계획이다.

터키를 여행지로 정한 이유는 이미 전 세계인들이 손꼽는 여행지 중 하나로 오랜 역사와 전통, 이에 따른 터키인 들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독특한 자연환경이 빼어난 터키를 여행지에서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이미 이스탄불을 두 번이나 방문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 사소한 이유가 우리의 터키 여행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 불가리아와 터키는 비행기로 1시간 30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바로 옆 나라로 큰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나라였다.  



불가리아(좌)와 터키(우) 여행 예정 루트



우리는 보통 여행 6개월 전에 우리가 머물 숙소와 비행기표, 그리고 차량을 렌트한다. 특히 남편의 철저한 계획성과 부지런함 그리고 세심한 성격으로  6개월 전부터 우리가 방문할 나라들과 도시에 대해 정보를 찾고 공부를 하면서 우리가 세웠던 계획들에 수정과 보완을 계속해나간다.

불가리아에서 사용할 언어(키릴 문자)와 터키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ㅎㅎㅎ

그러니까 우리는 여행 계획을 세우는 6개월 전부터 출발하는 날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계속 여행 중인 것이다.



이 글은 6개월 후, 불가리아와 터키에 도착 후 방문할 도시들과 숙소 그리고 장소 등 약 27일간의 일정에 대해 우리가 세웠던 계획들과 그 과정들에 대해 쓴 글이다.

물론 이렇게 계획을 세운다고 여행지에 가서 완벽하게 계획대로 실행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계획을 세우고 가는 것만이 여행의 정답도 아니다.

사람마다 여행을 하는 목적과 방법은 다양하다. 여행자의 상황과 환경에 맞추어 여행을 하면 된다.

우리 부부는 여행을 통해 즐겁고 행복하고 또 지금보다 무언가 더 얻기 위해 가는 거다. 무엇을 얻는지는 모두 다르고 여행을 하는 사람만이 안다.

우리 부부의 여행 계획은 가야 할 나라와 도시들, 그리고 방문 장소들을 미리 생각해서 계획하고 심지어는 가고 싶은 레스토랑과 가야 할 특별한 장소들은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준비를 하면 우리 여행에 대해 서서히 윤곽이 그려지고 이를 대비한 준비도 철저해진다. 이런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거쳐 만족할 만한 준비가 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여행이 의미가 있다고 우리 부부는 아직까지 믿고 있다.

계획 없이 여행지에 도착해 여러 상황에 부딪치는 여행도 흥미가 있고 나름 의미가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 지긋한(?) 중년 부부라서 그런지 갑자기 닥치는 당황스러운 상황들에 대해 그리 재미를 느끼진 못하는 것 같다. ㅎㅎ

그래서 우리는 이런 여행 스타일을 계속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가장 먼저 비행기 티켓을 예약한다.

우리의 이번 여행 루트는 터키의 이스탄불을 경유하여 불가리아의 소피아에 도착 후 불가리아에서 약 10일간의 여행을 하고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와 터키에서 약 17일 동안 여행을 한 후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다.

항공사에 들어가 직접 예약을 하기도 하지만 국내 여행 사이트에 더 저렴한 티켓이 있을 경우 국내 여행 사이트를 이용한다. 환불 과정도 용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비행시간과 경유지 등을 종합해 볼 때 터키항공을 이용하는 게 비행시간과 금액 면에서 가장 절약이 된다는 걸 확인하고 우리는 국내 여행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기로 했다.


아뿔싸!

국내 여행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려면 최소 여권 유효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하는데 근 2년 동안 여권을 들여다볼 일이 없었던 관계로 여권의 유효 기간을 생각지 못했다. 출발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인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여권을 갱신 후 비행기표를 예약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권을 다시 받게 될 5일 동안의 기다림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최근에 발표한 정부의 해외 귀국자 격리 면제라는 소식에 우리 부부처럼 여행을 계획한 사람이 많았나 보다. 그 사이에 비행기 표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비행기표 가격이 8배가 올랐다는 글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졌다.  

비행기표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는 정보를 보니 5일 후 여권을 받고 그때 비행기표를 끊게 되면 도대체 얼마나 오를지 가늠이 안되던 상황에서 우리는 조금이라도 확실하고 저렴한 방법을 이용하기로 했다.

터키 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 직접 티켓을 예매하는 것이었다.

국내 여행 사이트의 예약 가격보다 약 4-5 만원이 비쌌지만 이런 상태로 라면 닷새 후 비행기 값은 더 오를 것이 확실하다고 여겨졌고 다른 한 가지 이유는 터키항공 홈페이지에서의 예매는 여권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기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터키항공 홈페이지에서조차 예약이 쉽지 않았다. 여러 번 시도 끝에 어렵게 예약에 성공을 하고 우리는 무척 기뻐했다.



다음날 아침...

이게 웬일인가?

우리가 구입했던 비행기표 가격이 1인당 30만 원가량이 내려가 있는 것이다.

당황스러워 우리는 터키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 단지 몇 시간 내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지.. 그리고 혹시 취소를 하면 수수료 없이 환불이 가능한지 문의를 했다.

항공사에서 답변한 메일 내용은 '가격 차이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내용과 환불을 할 경우 수수료 약 60 만원(2명)을 지불해야 한다'는 답변이 왔다. 헐~~

부지런을 떨어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을 하려고 일찍 서둘렀건만 결과적으로 그게 아닌 반대의 상황이 되어 버렸다.

세상일이 내가 계획하고 예상했던 대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 보다.

그리고 상식대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 보다.

어쩌랴....ㅠㅠㅠ

어찌 되었건 여권이 도착할 날까지 기다리다가 국내 사이트 여행사가 훨씬 더 저렴할 경우 수수료를 지불하고서라도 환불을 하고 다시 예매를 하기로 했다.

우리의 여행 계획에서 맨 먼저 이루어지는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는 일부터 이리 험난한 걸 보니 여행이 쉽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이틀이 지나자  비행기표 값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결국 우리가 샀던 가격보다 지금은 무려 50 만원 이나 더 올라가 있었다.

가늠을 할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우리는 더 이상 비행기표를 환불할 이유가 사라져 버렸다.

결국 이런 심난한 상황 속에서 비행기 티켓이 결정되었다.



비행기 티켓을 예매한 후 자동차 렌트를 했다.

약 25일간 우리가 렌트를 하는 비용은 대략 70만 원( 500$) 가량이다.

유럽 대부분의 렌터카 회사에서는 수동변속기(manual transmission)로 된 차와 자동변속기(Auto transmission)의 가격차이가 크다. 안타깝게도 나는 수동 변속기 조작이 익숙지 않아 우리의 선택은 자동변속기로 된 차로 한정된다. ㅠㅠ

또한 렌터카의 비용은 매우 유동적이라 일단은 이 가격으로 결제(무료 취소, 전액 환불 조건)를 했지만 여행을 떠나기 바로 전까지 렌터카 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수시로 가격 변동을 확인하고 결제한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나왔다면 다시 예약을 할 것이다.




이제 후회 없는 27일간의 여행을 위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울 차례였다.

가장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이다.

짧지 않은 날들의 휴가를 재밌게 알차고 그리고 의미 있게 보내려면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

많이 생각과 고민을 하는 과정이지만 사실 나는 이 순간들이 가장 설레고 재밌다.

방문 예정이 없는 도시일 지라도 흥미롭고 새로운 장소들을 찾아보고 알아가는 과정들은 나에게 매우 재밌는 일인데 하물며 몇 개월 후 내가 직접 방문할 장소를 찾아가며 공부를 하는 일이니 더욱 즐겁고 행복할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터키와 불가리아 관광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많은 정보를 얻는 건 물론이고 이 나라들을 여행하고 난 후 작성한 블로그들을 참고하고 여행책들도 읽는다. 그리고 영화도 우리의 여행지가 될 나라들을 주로 찾아보고 여행지와 관련된 동영상들을 볼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기도 한다.   


터키, 불가리아 관광청 사이트

지금은 우리가 머물 도시와 숙소, 그리고 주변 방문지들을 정해놓고 있지만 아마도 우리는 출발하는 날 전까지 계속 변경되고 보완될 것이다.


다행히 불가리아에서의 여정은 2년 전 이미 계획을 해 놓은 자료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 다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기존 계획을 바탕으로 수정 및 보완을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불가리아에서는 수도인 소피아(sofia), 사파레바반야( Sapareva Banya), 돌라반야(Dolna Banya), 플로브디프(Plovdiv) , 카잔루크(Kazanluk), 벨리코 터르노보(Velico Tarnovo)에 숙소를 정하고 그 주변 도시들을 방문하기로 했다.

불가리아는 흑해를 끼고 있는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나라이고 오래된 역사를 지닌 나라인 만큼 유적과 독특한 지역들이 많아 방문할 지역이 많았다.

다행이라고 할까?

바다를 좋아하는 우리는 원래 불가리아의 흑해를 보러 주변 도시에 머물기로 했었으나 이번 여행엔 터키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흑해는 터키에서의 일정에 넣기로 했다. 흑해를 보기 위해  불가리아의 동쪽 끝까지 가지 않아도 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터키 여행에서는 서부 지역을 여행하기로 했다.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은 세 번째 방문이다.

넓은 국토와 다양한 역사, 독특한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인 터키는 이스탄불 말고도 가고 싶은 여행지가 너무나 많았다.

부르사(Bursa)를 시작으로 종굴다크(Zonguldak), 바르틴(Bartin), 샤프란볼루(Safranbolu), 앙카라(Ankara), 괴레메(Göreme), 콘야(Konya), 시데(Side), 안탈리아(Antalya), 카쉬(Kaş), 마르마리스( Marmaris), 파묵칼레(Pamukkale), 쉬린제(Şirince), 차낙칼레((Çanakkale), 이스탄불(Istanbul)에서 터키 여행은 끝이 난다.



다음으로 우리가 숙소를 선택 할 때에는 수영장이 있는지, 아침 식사를 준비해주는지가 선택 옵션의 가장 중요한 점이다.

수영을 즐기는 우리는 여행지마다 수영장을 방문해서 즐기는 편인데 숙소 역시 수영장이 있다면 우리의 여행에 큰 즐거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 또한 그 나라의 전통 음식과 가정식을 맛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은 물론 투숙객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될 수 있기때문이다.

여행에서는 그런 시간들이 매우 소중하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우리 부부의 이번 여행에서는 약 20여개의 숙소에서 머물 예정이고 이미 예약을 마쳤지만 이보다 더 나은 숙소를 발견하게 된다면 주저없이 변경하도록 무료 취소가 가능한 숙소로 선정을 해놓았다.



우리는 약 5000Km의 거리를 80시간의 운전을 하며 27일간의 터키와 불가리아 여행을 할 계획이다.

아직은 여행 출발까지 긴 기다림일 수 있으나 오히려 실제 여행을 하며 느끼는 맛보다 가기 전 경험하는 막연할 설레임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오랜동안 여행을  준비, 계획하는  이 기간의 달콤한 설레임과 짜릿한 맛을 우리는 즐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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