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주는 위로
차례상을 치우고 잠시 한가해진 틈에 머리를 감았다. 드라이기를 들고 젖은 머리를 말리는데 허벅지에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그것은 강아지였다.
형님이 데려오신 강아지는 작고 하얀 생명체이다. 땡그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면 강아지에 대한 나의 낯섦과 두려움이 눈 녹듯 사라진다. 예쁘지만 이 작은 강아지를 어찌할 바를 몰라서 허둥지둥하는 내게 먼저 다가와준 예쁜 너.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한참을 그대로 앉아있었다.
백 마디 말 보다도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말하지 못하는 강아지가 나눠주는 따스함이 고마운 명절 아침. 오랜만에 함께 모여 앉아있는 가족들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고, 손 한번 지긋이 잡아주며 서로의 온기를 나누자. 그 따뜻함이 서로를 살리는 생기가 되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