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만난 반가운 선율
긴장풀고, 음악 감상♡
지브리 ost 피아노 연주곡
요즘 남편이 가장 애청하는 플레이리스트다.
공부할 때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집중이 잘 된다고.
딸이 집에서 피아노나 리코더로 음악을 연주하면 남편이
"나 이거 아는 노래야. 이거 지브리 ost 맞지?"
"아빠 이건 토토로야."
"그래? 그럼 아까 연주했던 건?"
"그건 포뇨."
가사 없는 피아노 연주곡만 반복해서 듣는 남편은 그 노래가 어떤 영화 ost인지는 모른다.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오면 반응할 뿐.
저번엔 이 노래가 너무 좋은데 무슨 곡인지 모르겠다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알쏭달쏭 콧노래를 다 같이 모여 해석하고 찾아보며 마녀배달부 키키 ost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지브리 음악에 빠진 남편은 주말에 종종 아이들에게 지브리 영화를 틀어준다. 만들어진 지 20년이 훌쩍 지난 영화들도 지금 만들어진 애니 못지않게 퀄리티가 좋다. 지브리만의 특유한 감성? 잔잔하지만 깊은 감정선과 슬픈 듯 아름다운 ost에 빠져서 가족 모두가 다 같이 영화감상을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역시 지브리~"라고 외치는 우리들.
지브리 ost의 선율은 리코더나 오카리나로 연주해도 참 아름답다. 아이들 피아노 연주곡집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연주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같이 흥얼거리게 되는 마법 같은 선율. 딸이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면 남편은 지브리 음악을 부탁한다.
"아빠 그 노래 피아노로 한 번 쳐주라. 우리 딸이 연주해 주는 소리 들으면 참 좋더라."
그러면 어깨가 으쓱해져서 특별히 피아노 연주를 해주곤 하는 딸.
오늘은 병원 대기실에서 지브리 음악을 만났다. 붐비는 대기실에 은은하게 흐르는 지브리 ost 피아노 곡. 밤새 열나고 아팠던 아들 보느라 잠을 설쳐 피곤했던 몸이 익숙한 음악에 반응한다. 찌푸린 미간이 살짝 펴지며, 올라간 어깨가 내려온다. 잔뜩 긴장한 근육들이 이완되는 기분이다.
음악이 사람에게 미치는 순기능, 긴장완화.
지브리 음악 덕분에 바쁘고 지쳤던 오후가 조금은 편해졌다.
오늘은 매일 듣던 경제뉴스 대신 잔잔한 피아노 곡을 감상하며 주말을 맞이해야겠다. 나의 불안한 마음과 피곤함을 달래줄 음악을 만남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