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밤, 끝내 새벽이 되리

사랑은 같은 속도로 걸어주는 일

by 여백로그


밤의 길은 언제나 고요하게 흘러갑니다.


불빛은 단순히 어둠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걷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작은 증거가 됩니다.


길 위의 두 사람은 멀리 갈 필요도,

특별한 목적지에 닿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함께 걷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혼자일 때 어둠은 두려움이 되지만,

둘이 함께일 때는 오히려 따뜻한 배경이 됩니다.


한 사람의 발자국이 다른 한 사람의

발자국 옆에 놓이는 순간,

길 위의 그림자는 더 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비에 젖은 아스팔트가 차갑게 반짝이지만,

두 사람의 온기는 그 모든 차가움을 이겨냅니다.


우산을 함께 쓰듯, 삶도 함께 견뎌내는 것일 겁니다.


바람이 불고 빗줄기가 쏟아져도,

나란히 서 있는 순간만큼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행복은 거창한 약속이나

특별한 기적 속에 있지 않습니다.


오늘 같은 밤, 서로의 어깨에 팔을 걸고

나란히 걸어가는 그 평범한 순간 속에

이미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어쩌면 사랑이란,

‘같은 속도로 걸어주는 일’ 일지도 모릅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돌아갈 길이 불확실해도,

두 사람의 발걸음이 같은 리듬을 유지하는 한,

이 길은 언제나 새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뒤돌아보았을 때,

이 순간이 가장 빛나는 장면으로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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