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의 고백

겁 많은 마음이 건네는 위로

by 여백로그


나는 언제나 겁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길 앞에서 주저앉았고,

사람들 앞에 서면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입술 끝에 닿기도 전에 삼켜버리곤 했습니다.

상처받을까 두려웠고,

외면당할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주는 일도, 사랑을 받는 일도

언제나 조심스러웠습니다.

조금만 다가가면,

조금만 더 바라보면

그 순간이 오래가지 못하고 사라질 것 같아

먼저 물러나곤 했습니다.


사람들은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 용기를 준비하지 못한 채

돌아선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내 안에서는 늘

“나는 왜 이렇게 겁이 많을까”라는

자책이 자라났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작은 용기 하나쯤은 꺼내어

두려움 대신 사랑을,

망설임 대신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살아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놓쳐버린 순간들은 쌓여

내 곁에 머물러 주었을지도 모를 사람들은

하나 둘, 멀어져 갔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깨닫습니다.


내가 두려워했던 건 상처가 아니라

끝내 다가가지 못한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여전히 겁쟁이입니다.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더 커서

누군가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혼자 뒤돌아서는 겁쟁이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겁이 많다는 건

그만큼 간절히 소중히 여긴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애써 마음을 지키려 했던 나를

이제는 조금 다정하게 안아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