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DHD를 다르게 보기로했다.

8장. 관계 속의 나

by SENY

8-1. 너무 눈치 보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고, 말끝의 뉘앙스를 분석하며 살아왔다. 괜히 나 때문에 불편한 건 아닐까, 혹시 내가 또 실수한 건 아닐까. 머릿속은 늘 걱정으로 가득했다.

ADHD 특성 중 하나는 감각이 예민하다는 점이다. 감정의 기류나 분위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과잉 대응'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됐다. 모든 눈치를 내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걸. 때로는 상대방의 기분도, 나와는 무관한 것일 수 있다는 걸.

사람들과의 거리엔 여백이 필요해. 그래야 내가 숨 쉴 수 있어.


8-2. 내 마음을 말로 꺼내는 연습
생각은 많은데, 정작 내 속마음은 말하지 못하고 삼켰던 순간들이 많았다. 거절이 어려웠고, 싫다는 말 한마디가 너무 큰 용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오해는 쌓이고 마음은 멀어진다. 특히 ADHD를 가진 나는 감정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폭이 크기 때문에, 그때그때 마음을 말로 풀어내는 게 더 중요했다.

그래서 나는 아주 짧은 문장부터 연습했다. "나는 지금 힘들어.", "잠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그건 나에게 좀 어려워."

완벽한 표현보다, 솔직한 표현이 관계를 지켜준다는 걸 배워가는 중이다.

나의 감정을 말하는 건, 나를 지키는 일이야.


8-3.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들
예전엔 '잘 맞는 사람'보다 '나를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걸 몰랐다. 나를 자꾸 고치려는 사람 옆에 있으면, 나조차 나를 고쳐야 할 문제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진짜 관계는 서로를 고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걸.

ADHD인 나의 빠른 말투, 갑작스러운 침묵, 감정의 출렁임을 당황하지 않고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정말 귀한 인연이다.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꼭 기억하자. 그 사람 앞에서는, 나도 조금 더 나다워질 수 있으니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 앞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진다.


8-4. 상처 준 관계에서 벗어나는 용기
때로는 관계가 나를 갉아먹는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비난하고, 조종하려 드는 사람 옆에 있으면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갔다.

예전의 나는 그걸 '참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더 맞춰야 하고, 내가 더 이해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건강하지 않은 관계는 끊는 것도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를 지키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라 용기 있는 선택이다.

상처에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나를 지키는 쪽으로 걸어가는 거야.


8-5. 함께할 수 있는 사람과 연결되기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는 없지만, 나와 어울리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ADHD 특유의 열정과 몰입, 솔직함과 생동감은 어떤 이들에게는 귀찮은 게 아니라 매력으로 다가간다.

나는 이제 '누구에게 잘 보일까'보다, '누구와 잘 맞을까'를 더 생각하게 되었다. 맞지 않는 사람과의 억지스러운 관계보다, 조금 서툴러도 나다운 관계가 더 오래 간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한 축복이다.

관계는 맞추는 게 아니라, 함께 흐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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